4일 고급택시 운영법인 하이엔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되는 고급택시 차량 100대 중 50대는 BMW의 530d xDrive(배기량 2993cc), 나머지 50대는 벤츠의 E350 블루텍(2987cc)으로 모두 디젤 차량이다. 최고급 대형 세단차의 택시시장 진출 길이 열리는 만큼 고급택시 도입을 앞두고 자동차 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국산차의 참패로 끝났다. 현대 에쿠스와 쌍용 체어맨 W 등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고급택시 차종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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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서울시, 택시업계는 고급택시의 수요층으로 일반 이동 고객은 물론 특정 법인 의전용, 외국인 관광객 호텔·공항 이동 서비스용, 연인·부모님 이벤트용 등 활용 범위가 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 업계가 고급택시 차종으로 BMW·벤츠를 도입하면서 초기 투입비용이 큰 것으로 안다”며 “고급택시는 대중교통보다는 특수한 영역으로, 이 서비스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 규제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차종, 요금, 서비스 영역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려는 이유다.
그러나 무분별한 고급택시 도입으로 승객들이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제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차량 가격은 물론 유지·관리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 택시업계에서는 고급택시 기본요금으로 모범택시(5000원)의 1.5~1.7배 수준인 7500~8500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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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고급택시 차종으로 국산차도 일부 도입할 것을 요청했지만, 택시업계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차의 경우 디젤 모델을 오랜 기간 생산·판매하면서 연비 등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한 상태”라며 “국내 승용차 디젤은 2004~2005년에야 허가·도입된 만큼 경쟁에서 다소 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산차들이 유럽 디젤차 성능과 연비를 빠르게 따라가고 있는 만큼 시범 운영 후 국산차도 고급택시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