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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질병?]中이용자들 "게임중독 이슈? 첨 듣는 얘기"

노재웅 기자I 2019.09.04 08:04:40

게임질병 이슈 없는 중국..게임 인식 변화 중
적대시 하던 게임..부모·아이 함께하는 문화로

지난 8월2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개막한 중국 최대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 2019’ 현장에서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는 중국 청년.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게임중독이 질병이라고요? 처음 들어봐요.”

지난 8월2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개막한 중국 최대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 2019’ 현장에서 만난 현지 게임 이용자 션타이(21·남)씨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중독 이슈에 대한 물음에 이처럼 답했다.

이후로도 전시회가 끝날 때까지 일반 참관객들을 상대로 ‘게임중독의 질병코드 등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졌지만, 인터뷰에 응한 50여명의 참관객 모두 게임 질병 이슈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뿐이었다.

어느 참관객은 직접 스마트폰을 꺼내 현지 포털 검색 결과를 보여주면서까지 상세하게 현지 분위기를 전달해줬다.

그는 “당신이 질문한 게임 질병과 관련해 여러 연관단어로 검색을 해도 최근에 크게 이슈 되고 있는 뉴스는 없다”면서 “오히려 과거 월드오브워크래트프(WoW)가 광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게임에 중독된 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든지 하는 부정적 보도가 대대적으로 나왔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게임은 문화라는 캠페인이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코드로 등재한 이후 ‘게임은 사회악’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에 더욱 시달리게 된 한국 게임이용자들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한국의 경우 해당 발표 이후 정부와 국회는 물론 각종 미디어에서 찬반토론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크게 확산됐고, 게임이용자들은 해명 논리를 찾아 반박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에 대해 중국 현지 A업체 관계자는 “게임 질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국에 많이 퍼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유희와 문화로서 게임을 홍보해주려는 편”이라며 “WHO의 발표 이후 정부 자체에서 어떠한 반응이나 성명도 없었다. 당 차원에서 공식 발표가 없으니 사회적 반향도 없었고,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게임중독의 질병 이슈와는 별개로 중국에서도 부모와 자식 간에 게임과 학업을 사이에 둔 갈등은 존재하는 분위기였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입시경쟁이 매우 치열해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대단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한국게임인 카트라이더 모바일을 체험 중이던 한 중학생은 “모바일게임을 주로 하는 편인데 집에서는 부모님의 눈치가 보여서 몰래 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게임 전시회 현장에 13살 아들과 함께 방문한 지앙화(45·남)씨는 “내 주변에도 자식의 학업에 방해가 될까 봐 게임을 적대시하는 부모들이 물론 존재한다”면서 “그래도 옛날과 비교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저처럼 자식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부모가 늘고 있고, 특히 e스포츠선수들의 성공신화가 화제가 되면서 오히려 게임을 장려하는 부모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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