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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땅꾼의 땅스토리]노인 일자리와 기획 부동산

유현욱 기자I 2018.12.01 09:35:00
[전은규 대박땅꾼 부동산연구소장] 요즘을 고령 사회라고 합니다. 의학의 발달로 ‘100세 시대’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노인 인구의 비중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카페를 비롯해 각종 재테크 카페를 찾는 사람 대부분이 ‘노후 준비’를 위한 부의 축적이라는 점은 노후의 편안한 삶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며칠 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기획 부동산’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는데요. 저도 몇 년 전 MBC 경제매거진M 측과 촬영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때도 주제는 기획 부동산이었습니다. 기획 부동산에 손해를 입지 않는 방법과 관련해 노하우를 취재해 갔지요. 그 이후 기획 부동산과 관련된 질문을 회원분들에게 많이 받은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이 기획 부동산인지 모르고 지인들에게 부동산을 추천하는 등의 일을 하는 분들도 꽤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친구 A씨는 저에게 어느 날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은퇴하신 지 오래된 아버지가 새 직장을 구하셨다고 하시더니 어느 날 땅 투자를 하라며 권유했다는 겁니다. A씨는 그 땅이 괜찮은지 저에게 분석을 요청한 것입니다. 알아본 결과 문제가 있는 땅은 아니었지만, 시세보다 비싼 편이었고 호재라고 알려진 것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민간사업일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분 투자라고 하니 저는 우선 투자를 보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결국 A씨는 투자를 보류하기로 하고, 얼마 뒤 우연히 집에 초대를 받아 A씨의 아버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A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아버님이 친구 분의 부동산에서 소일거리를 돕고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일하고 있는 곳이 기획 부동산이었던 것입니다. 아버님은 자신이 기획 부동산에서 일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오히려 땅을 팔면 상여금 형식으로 많은 돈을 받게 되니 그것만 좋다고 생각하셨던 것이었죠. 실제로 아버님은 본인이 땅을 몇 개나 투자한 뒤였습니다.

기획 부동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기획 부동산 입니다’라고 광고하지 않습니다. 실상을 뜯어보면 ‘아, 기획 부동산이구나’하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특히 기획 부동산을 통해 토지를 구매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지인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중요한 건 추천을 해 준 지인도 투자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노년층이 대부분입니다.

흔히들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공인중개사 사업을 하는 등의 일은 퇴직 후 할 수 있는 일이나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억 속 ‘복덕방’ ‘공인중개사’에 대한 이미지가 나이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히려 소일거리를 찾던 어르신들이 노인 일자리의 하나로 기획 부동산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것은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 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 때, 의도치 않게 기획 부동산에서 일하게 되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이 씁쓸할 뿐입니다. 그 분들은 기획 부동산인지도 모른 채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는 일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신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지요.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와 부동산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노인이 행복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사회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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