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트럼프 취임 100일 맞아 美전역서 反기후변화 시위

방성훈 기자I 2017.04.30 10:10:15

美 주요도시서 수천명 거리로 쏟아져 나와
트럼프 환경정책 비난·항의…민주당에 "맞서 싸워라" 촉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알고어·리처드 브랜슨 등도 참여

미국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전국민 기후행진’ 시위에 참석했다. 이날 300여곳의 미국 주요도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29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전국민 기후행진(The People Climate March)’이라는 반(反)기후변화 시위와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이날 미국 수도인 워싱턴DC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덴버 텍사스 뉴잉글랜드 등 전국 주요 도시 300여곳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파기 및 지구온난화에 역행하는 환경정책들에 대해 비난하고 항의했다.

이날 워싱턴D.C에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헐리우드 유명 배우들, 알 고어 전 부통령, 영국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등 유명인사들도 함께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거쳐 백악관을 에워싸고 다른 경로로 진입해 온 행렬과 합류해 집회를 가졌다. 시위자들은 “우리는 여기 있다. 우리는 뜨겁다. 지구는 우리가 가진 전부”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앞을 지날 때는 “부끄러운 줄 알라(Shame)”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덴버 시위대는 시청 앞에 모여 거대한 온도계 형상의 대열을 만들었고 수십명이 땀을 흘리면서 자전거식 발전기를 돌려 확성기 전원을 공급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석유 정제업체 테소로가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항구 근처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3500명이 행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위 참가자들은 “기후변화는 가짜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협약은 과학계의 날조극”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시카고 시위에 참석한 전직 교사 수 메이어스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국가도 기후변화에 대해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해결돼야 하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더욱 나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전국 주요 도시에선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민주당이 앞으로 오랜 기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환경보호 정책을 뒤집은 트럼프 행정부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위 주최측도 당장 지구온난화 위기에 처해있는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주장하는 스콧 프루이트를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앉혔으며 EPA 예산을 4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삭감하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아울러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 폐지, 차량 배기가스 배출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아예 없애려고 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몽펠리에의 버몬트주 청사 앞에 모인 3000여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산업을 부활시켜 단기간 이득을 취하는 것을 지구 전체의 이득 보다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