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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진 면세점, 인력시장 요동친다

최은영 기자I 2015.08.03 09:15:03

시내면세점, 정부 요구에 개점 시기 12월로 앞당겨
서울과 제주에 시내면세점 4개 추가 신설
빼오고 돌려막고..면세 전문가 '귀하신 몸

빠르면 올 연말 새롭게 문을 여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HDC신라면세점(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M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면세점 업계 인력 쟁탈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연말과 내년초 서울과 제주에 시내면세점 4곳이 일제히 문을 열면서 생겨난 변화다. 면세점 업계 전문 인력은 지극히 제한적인 반면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은 큰 폭으로 늘어나 대규모 인력이동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달 신규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받은 회사는 서울에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 SM면세점, 제주에 제주관광공사 등이다. 이 가운데 면세점 업계 2위 회사인 신라면세점과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해 세운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곤 시내면세점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어 외부 수혈에 일찍부터 공을 들여왔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신규 시내면세점의 개점 시기를 당초 내년 초에서 올해 말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하며 준비 일정은 더욱 빠듯해졌다.

면세점은 말 그대로 관세를 적용받지 않은 보세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이 때문에 판매원은 브랜드에 대한 이해, 국내외 고객과의 소통 능력은 물론이고 관세법에 항공 또는 항만에 관한 규정과 절차까지 숙지해야 한다.

고가의 상품을 직매입해 파는 구조도 백화점 등 일반 유통 매장과는 다르다. 팔릴만한 물건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상품을 구비하고, 재고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유치하고 관리하는 MD와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물류 인력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여기에 시내면세점은 공항이용객을 대상으로 해 비교적 수요가 안정적인 공항면세점과 달리 마케팅을 통한 모객 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MD, 물류, 마케팅은 면세점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이 이 분야 능력 있는 사원 모시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면세점 업계 스카우트 전쟁은 면세점 입찰 준비 단계부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한 대기업 임원은 몸값이 두 배 가까이 뛰기도 했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풍부한 HDC신라면세점은 전문 인력 구성에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지만 반대로 인력 유출에 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회사인 롯데와 더불어 신라의 숙련된 직원들이 후발 업체들의 스카우트 대상 ‘1순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사원 대부분은 면세점에 입점하는 브랜드사에서 파견해 관리하니 예외라 하더라도 MD, 물류, 마케팅 전문 인력은 수적으로도 많지 않아 귀하게 대접 받는다”면서 “기존 면세사업자는 숙련된 인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규 면세사업자는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연봉 또는 직위나 직급을 올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는 제주 인력을 서울로 끌어올리는 ‘긴급 처방’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 밖의 물류, 마케팅 등 전문 인력은 리쿠르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충원할 계획이다.

하나투어가 주축이 돼 토니모리·로만손 등 11개 회사가 합작한 SM면세점은 이달부터 당장 대규모 채용에 들어간다. 이달에는 11월 영업을 시작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직원 약 140명을, 9월에는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건물에 들어설 시내면세점 인력 1000여 명을 공개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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