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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여객선 34% 노후한데…산은, 8.6%만 담보대출해줘”

김미영 기자I 2021.10.10 19:52:08

강민국 의원, 산은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실적 지적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조건, 현실에 안맞아”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내 운항 중인 연안여객선의 3분의 1 이상이 노후 선박이지만, 산업은행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이용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한국산업은행에서 받은 ‘연안여객 현황’을 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연안여객선 수는 총 162척이고, 이 중 선령이 15년 이상인 노후선박은 55척(34.0%)에 달했다. 노후선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5년 초과 20년 이하 30척 △20년 초과 25년 이하 17척 △25년 초과 선박은 8척이다.

노후화된 연안여객선 운항이 계속되는 건 여객선사가 영세하기 때문이다. 산은이 낸 ‘국내 내항여객운송사업체 현황’을 보면 국내 총 59개 연안 여객선사 중 2척 이하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여객선사는 35개사(59.3%), 자본금 10억원 미만인 여객선사는 30개사(50.9%)에 달한다.

산은은 이런 영세한 국내 연안 여객선사의 재무 사정에도 지난 2019년 9월까지 연안여객선을 담보로 한 대출을 거부했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조선·해운업계 지원을 위해 연안여객선의 담보가치를 인정토록 2019년 9월 통보했고, 산은은 같은 해 10월부터 연안여객선의 담보가치를 인정토록 여신지침을 개정하기도 했다.

산은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상품은 △선박구입을 위한 시설자금대출과 △보유 중인 선박을 담보로 경상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운영자금대출 등이 있다.

하지만 산은이 연안여객선 담보가치를 인정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연안여객선을 담보로 한 대출 건수는 단 11건에 그친다. 여객선사 7개사가 담보 선박 14척에 713억원을 빌렸다. 올해의 경우 신규 여객선을 담보로 한 대출은 한 건도 없다.

산은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실적 수준을 살펴보면, 전체 연안여객선수 대비 8.6%(담보 14척/전체 162척), 전체 연안 여객선사 대비 11.9%(담보 7개사/전체 59개사) 밖에 되지 않는다.

강민국 의원은 “국내 연안여객선 3척 중 1척은 노후화됐고 여객선사의 절반 이상이 영세한 실정임에도 선박구입을 위한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대출을 하지 않고 있는 건 산업은행의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조건 등이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등 떠밀려 시작한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이라 하지만 전용 대출상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여객선을 공장 등 부동산에 준해 취급하는 건 국책은행으로서 ‘세월호 참사’를 망각한 처사”라며 “업계 현실에 맞는 연안여객선 대출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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