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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충당금이 가른 '리딩금융'…신한 1위

정병묵 기자I 2024.04.29 08:49:16

5대금융지주 1분기 실적발표 완료
신한지주, 순익 1.3조 KB금융 제쳐
KB, 홍콩ELS충당금 8600억 '발목'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내 5대금융지주가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과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았다. 5개사 총 1조 6000억원이 넘는 홍콩 ELS 충당부채를 적립한 가운데 적립액이 가장 컸던 KB금융이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28일 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농협금융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신한지주는 1조 3215억원(4.8%), 하나금융지주 1조 340억원(6.4%), 우리금융지주 8245억원(9.8%), 농협금융지주 6512억원(31.2%)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줄었다. 앞서 25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5% 감소한 1조 491억원을 나타냈다.

금융지주의 은행별 홍콩 ELS 배상 규모에 따라 순이익 감소율 격차가 컸다. 홍콩 ELS 충당부채가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8620억원)과 2위 농협은행(3416억원) 모두 순이익 감소율이 30%를 넘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이 KB금융보다 약 2000억원 순이익을 앞지르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이 지난해 신한금융을 앞지른 지 1년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1분기 금융사의 발목을 잡았다. 외환 업무의 강자인 하나금융은 관련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외환 환산손실은 813억원으로 애초 7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업계 추정치를 웃돌았다.

금융권에서는 홍콩 ELS 관련 추가 손실이 없으리라 내다봤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는 충분히 적립했고 이는 3월 말 기준 지수를 고려한 것으로 여기에 일부 버퍼를 줬다”며 “현재 홍콩H지수 상승세를 고려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고 올해 1분기 충당부채 적립은 일회성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홍콩 ELS 배상 비용이 부채로 인식되면서 순익에 영향을 미쳤지만 일회성 비용으로 결산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홍콩 ELS 자율배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주요 금융그룹의 영업이익 성장세는 양호하겠다고 내다봤다. 대출 성장세와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순이자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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