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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폭발' 우주항공청, 보수·혜택 뭐기에[우주이야기]

강민구 기자I 2024.03.30 23:00:00

기존 공무원 조직 보다 파격적인 보수, 지원금 혜택
임기제 공무원 16.1대 1 경쟁률, 5월 공무원 모집 촉각
교통, 교육 여건 여전히 열악···임시직 한계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오는 5월 27일 개청을 목표로 하는 ‘한국판 미국항공우주국(NASA)’인 우주항공청 채용이 예상과 달리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업계 상위권의 연봉을 보장하는데다가 지자체에서도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업계 종사자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추진단)이 지난 18일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우주항공청에서 일할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한 결과, 50명 모집에 807명이 몰려 평균경쟁률 16.1대 1을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인기는 보수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추진단에 따르면 NASA 대비 우주항공청 임기제공무원의 연봉은 유사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입니다. 1급인 본부장은 대통령급인 2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고, 2급인 부문장은 1억4000만원을 받습니다. 3급부터 6급까지는 6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으로 급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기업 수준의 처우를 받습니다.

그런데 1급과 2급 보수는 다른 급수 대비 연봉 상승률이 적습니다. 1급의 경우 대통령급 처우라는 상징성을 반영하기 위해서이고, 2급은 국장급이지만 차관급 연봉으로 높여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수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 덕분에 기존 정부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인기입니다. 새로운 청 단위의 정부부처에서 일하면서 승진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우주항공청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기정통부 직원 대상 설명회에는 바쁜 업무 중에도 시간을 짜낸 70명 가량의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추진단은 5월께 정부부처들에서 전출입 희망자를 모집할 계획인데요, 부처 에이스급 공무원부터 기존에 다른 부처로 파견된 공무원 등 다양한 배경의 공무원들이 지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진단과 사천시에서 내세우는 조건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진단은 전출입 공무원들을 위해 2년 동안 월 20만원 수준의 이주 정착 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사천시도 최종 이주가구 281가구, 515명의 이주인원을 예상하며 우주항공청에서 일할 내·외국인과 가족들을 위한 지원책(2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첫 입주를 시작한 임대아파트에서 2년간 50가구가 지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천에 주소를 둔 주택으로 전입하면 최대 30만원을 지원하고,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로 살 경우에도 대출이자 등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모두 기존 지자체 지원금을 넘는 혜택입니다.

사천시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사천시에서 거래된 상위 30개 아파트 평균거래가는 3억원 수준입니다. 기존 서울이나 세종에 거주하는데 필요한 주거비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해 주거비용을 아낄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우주항공청 종사자들과 가족들이 사천사랑카드를 발급해 문화관광시설 10개, 체육시설 18개 등 총 28개 시설을 최대 5년 동안 반값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같은 혜택에도 교통, 교육 등이 열악한 부분은 업계 종사자들이 지원을 망설이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장 중·고등학교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선뜻 사천으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천시에서 마련한 지원시책들도 실질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지원을 해줄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앞으로 비행기, 버스, 기차 등 교통도 차차 나아지겠지만, 개선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시직(최대 10년, 재계약시 추가 10년 가능)이라는 점도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장애물로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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