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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시동거는 엔카닷컴, 몸값은 얼마나 될까[김성진의 인더백]

김성진 기자I 2023.06.06 13:50:45

‘연간 120만대 등록’ 1위 중고차 플랫폼
올 초부터 본격 코스피 상장 작업 착수
지난 3년간 실적 개선..매출·영업익 증가
케이카 기업가치 6500억 수준 추산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업계 1위 엔카닷컴이 올해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과연 시장에서 얼마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3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을 매년 늘려온 엔카닷컴은 최근 주식 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기에 맞춰 증시 입성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유동성이 넘쳤던 코로나19 시기와 같이 고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엔카닷컴은 이달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상장 작업에 착수한 엔카닷컴은 상장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연간 120만대의 매물이 등록되는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업계 1위 엔카닷컴은 현재 호주 중고차 업체 카세일즈닷컴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엔카닷컴은 당초 SK그룹 내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업부로 시작했으나, SK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카세일즈닷컴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오랜 기간 상장 작업을 준비해온 엔카닷컴은 2020년대 들어 착실히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2021년 7월~2022년 6월) 엔카닷컴은 한 해 동안 매출액 810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2020 사업연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39.9%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4% 증가했다.

엔카닷컴의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며 상장 시 몸값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10월 코스피에 상장한 직영 중고차 거래업체 케이카는 공모가(2만5000원) 기준 1조2022억원의 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주가 흐름을 살펴봤을 때 엔카닷컴이 케이카만큼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케이카의 주가가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한 때 주가가 4만17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지난 5일 종가는 1만3580원으로 시가총액은 65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케이카의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엔카닷컴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1조원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한 케이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5로 집계되는데, 이를 엔카닷컴에 적용하면 5375억~6450억원(엔카닷컴 연간 순이익을 250억~300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수준에 그친다.

기업가치를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로 나누는 EV/EBITDA 방식을 사용하면 케이카의 가치는 더 낮게 평가된다. 지난해 케이카의 EV/EBITDA는 8.64로, 엔카닷컴의 EBITDA가 400억~45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기업가치는 3500억~39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엔카닷컴이 공모가 산정 시 어떤 가치평가 방법을 사용하는지, 어떤 기업들을 비교군으로 설정하는지, 어떤 강점을 부각시키는지에 따라 평가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카닷컴의 최대주주 카세일즈닷컴은 엔카닷컴을 인수하는데 총 3225억원을 사용했다. 2014년 SK그룹으로부터 지분 49.9%를 1175억원에 매입했고, 2018년에는 나머지 지분 50.01%를 2050억원에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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