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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美 바이든, 네타냐후 저격

김인경 기자I 2024.03.09 14:23:5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이 ‘꺼진 줄 알았던’ 마이크에 잡히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균열이 진행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미국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이 마이클 베넷(민주·콜로라도) 상원의원 등과 대화하던 도중 네타냐후 총리를 거론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베넷 의원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우려에 대해 이스라엘에 계속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곳에) 전하지 말라”면서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에게 당신과 나는 ‘예수 앞으로 나아가는 만남’(come to Jesus meeting)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라고 답했다.

컴 투 지저스‘(come to Jesus)란 누군가가 기독교인이 되는 과정처럼 그동안의 과오를 고백하고, 새롭게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전향‘(轉向)의 의미를 내포한 표현이다. ’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말한 직후 근처에 있던 보좌관은 귀에 대고 마이크가 아직 켜져 있음을 알리는 듯 속삭였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핫 마이크(hot mic,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모르고 말하는 것)였다”며 “좋네요. 좋아요”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태도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전쟁을 둘러싸고 네타냐후 총리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점차 악화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행태에 제동을 걸어 무고한 민간인 피해를 억제해야 한다는 국내외적 압박에 직면한 상태다.

앞서 7일 국정연설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선제 기습한)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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