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문찬석, 간교한 검사…나라·검찰 위태롭게 해"

이재길 기자I 2020.08.10 08:00:23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최근 검사장급 인사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 광주지검장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임 검사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년간 검찰에 근무하면서 ‘저 사람, 검사장 달겠구나’ 하는 확신을 한 검사가 딱 세 명이었다. 문찬석ㆍ한동훈ㆍ이원석 선배”라며 “그 선배들을 보며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승승장구하며 요직에서 이런 저런 일들을 수행하는 선배들이 스스로는 물론 나라와 검찰에 위태롭다고 느꼈다”며 “멀리서 지켜보던 제가 오히려 더 조마조마했다”고 전했다.

임 검사는 “인사에 대한 불만을 거친 말로 토해낸 문 선배의 사직 인사에 각자의 경험과 진영에 따라 이런 저런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대선 때마다 검찰개혁이 공약이었던 나라에서, 그 시절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잘 나가는 간부들은 대개 정치검사라 다 솎아내면 남은 사람들이 있을가 싶은게 검찰의 현실”이라며 “위법하거나 부조리한 검찰 조직문화에 덜 때 묻은 후배들이 선배들의 자리에 올라설 날이 결국 올 테고, 그때가 되면, 지금의 소동을 후배들은 ‘오십보백보’라며 어이없어 하게 되겠다”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문 지검장이 2015년 5월 검찰 내 성폭력 무마 의혹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선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았는데 2015년 남부지검 공보 담당자로 대놓고 거짓말을 한 걸 알고 마음을 접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선배에게 이런 저런 소회를 물어볼 기자가 있다면, 김모 부장과 진모 검사의 성폭력을 어떻게 덮을 수 있었는지, 왜 2015년 5월 공연히 국민들을 속였는지 물어봐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문 지검장은 지난 8일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받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많은 인재를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에 우려스럽고 부끄럽다”면서 “책임을 지고 감찰이나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나 승진하는 이런 인사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볼지, 후배 검사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생각하면 참담하기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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