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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찍었노라, 먹었노라’···외식업계 특명 “SNS용 메뉴를 개발하라”

최은영 기자I 2017.02.11 09:10:00

음식 먹기 전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20~30대 여성들
이를 통한 매출 늘자 외식업계 맞춤 메뉴 구상 나서
입소문 포인트는 ‘신기하거나 재밌거나’

붕장어 한마리를 통째로 튀겨 올린 히바린의 ‘아나고텐우동’(왼쪽)과 여느 군만두보다 크기가 6배 큰 아워홈 싱카이의 ‘수제왕군만두’.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소문난 음식, 시식 전 사진 먼저’

최근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선 유명 식당의 대표 메뉴를 사진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공유된 게시물은 입소문을 타고 해당 식당의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외식업계가 이러한 유행에 편승해 맞춤 메뉴를 쏟어내고 있다.

기본은 ‘신기하거나 또는 재밌거나’다.

우선 ‘빅사이즈’ 메뉴가 눈길을 끈다. 일식당 히바린은 붕장어 한마리를 통째로 튀겨 올린 ‘아나고텐우동’을 선보였다.

일반적인 튀김 우동이 우동에 튀김 몇 개를 곁들이는 정도였다면 히바린의 아나고텐우동은 우동 그릇보다 큰 붕장어가 우동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다. 맛도 압도적인 비주얼에 뒤지지 않는다. 히바린은 40년 경력의 일본요리 장인 미야시타 셰프의 기술과 레시피를 도입했다. 특히 아나고텐우동 국물은 특제 소스인 카에시 소스로 맛을 낸 간사이풍으로 맛이 개운하고 깔끔하기로 유명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비주얼 맛집으로 떠오른 이태원의 ‘치즈어랏’은 직원이 큰 치즈 덩어리를 들고 다니며 그릴 메뉴 위에 얹어준다. 엄청난 치즈의 양에 고객들은 ‘치즈폭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기존에도 직원이 치즈를 직접 토핑해주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치즈어랏은 압도적으로 거대한 크기의 치즈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아워홈의 프리미엄 중식 브랜드 싱카이의 ‘수제왕군만두’ 역시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하게 한다. 만두 한 개당 평균 길이는 21cm로 일반적인 군만두 6개 정도의 크기다. 수제왕군만두는 향긋한 부추와 육즙 가득한 만두소, 바삭한 만두피의 조합으로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싱카이의 단골 고객이라면 반드시 빼놓지 않고 주문하는 이 식당의 대표 메뉴다.

시선을 끌기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퍼포먼스를 가미하기도 한다. 미국의 콘텐츠 마케팅 기업 레벨비욘드(Level Beyond)는 SNS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형태를 조사한 결과 동영상에 대한 흥미가 사진과 글보다 높았다고 밝힌 바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더플레이스의 ‘폭탄피자(Bomba Pizza)’가 대표적인 예다. 폭탄피자는 검정색 반구 모양의 뚜껑 도우에 불을 붙여 활활 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들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퍼지며 국내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더플레이스는 폭탄 피자가 SNS에서 대박을 치자, 최근 이를 면 요리인 파스타로 변형한 후속 메뉴 ‘폭탄 크림 파스타’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오리옥스 코엑스에도 SNS에서 화제를 모으는 이색 메뉴가 있다.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먹는 디저트 아포가토 위에 솜사탕을 올린 ‘솜사탕 아포가토’가 그것이다. 마치 구름 같은 솜사탕 위에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뿌리면 솜사탕이 사르르 녹으면서 시럽처럼 변한다.

아워홈 관계자는 “신 메뉴 개발 시 신기하고 재미있는 메뉴 비주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수시로 SNS 동향과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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