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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캐디를 위해"..크리스티 커의 눈물 우승 소감 비밀

김인오 기자I 2015.03.30 13:55:38
크리스티 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한국여자골프의 매서운 바람을 잠재운 선수는 ‘베테랑’ 크리스티 커(미국)였다.

커는 30일(한국시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7타를 몰아쳐 이미림(25·NH투자증권)을 상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최종라운드를 출발하면서도 커의 우승을 점친 이는 거의 없었다. 최근 2년 동안 별다른 활약이 없는 선수라 단독 선두였던 이미림과의 3타 차이를 줄이기는 힘들어보였다. 이미림 입장에서는 오히려 4타 차로 뒤진 리디아 고(18)가 더 무서운 존재였다.

이미림 앞 조에서 출발한 커는 부담감을 덜 느껴서인지 버디쇼를 폭발시켰다. 전반에 3개 홀 연속 버디를 포함, 버디를 4개나 잡아내며 이미림과 타수를 맞췄다.

후반에도 샷 감각은 식지 않았다. 10번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인 커는 12번홀(파4)에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3번홀(파4)부터 16번홀(파4)까지 4개 홀 모두 버디로 홀 아웃하며 2위 그룹인 이미림과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3타 차로 벌렸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3퍼트로 보기를 적어냈지만 우승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

1997년 LPGA 투어 Q스쿨을 공동 선두로 통과한 후 세계랭킹 1위 자리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커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17승을 채웠다. 또한 지난 2013년 5월 킹스밀 챔피언십 이후 2년 만의 우승이라 감동은 더 컸다.

커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우승이 좋다. 골프는 내게 항상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줬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캐디 그레드 존스터 얘기를 하면서는 눈시울이 더 붉어졌다. 커는 “일주일 전 존스터가 부친상을 당했다. 매우 슬픈 소식이었다. 둘을 위해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2013년 아들인 메이슨이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거둔 우승이다. 경기 후 메이슨을 껴안은 커는 “아들이 내게 미소와 환호를 보냈다. 지금 이 순간 정말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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