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수전해전지 상용화 앞당긴다..KIST 전해질 원리 규명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그레이 수소가 아닌 그린 수소 생산기술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지호일·이종호·강형묵 에너지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차세대 고효율 세라믹 전지인 프로톤 세라믹 전지의 전해질 소결 구조를 알아내고,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소결은 가루나 가루를 어떤 형상으로 압축한 것을 가열해 더 치밀한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을 뜻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이 프로톤 세라믹 전지의 전해질 소결 메커니즘을 규명했다.(왼쪽부터)강형묵 선임연구원, 지호일 책임연구원, 이종호 책임연구원(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프로톤 세라믹 전지는 수소 이온을 물질속에서 전달하는 프로톤 세라믹 전해질을 활용한 기술이다. 작동 온도를 기존 700도 이상에서 500도 이하로 낮춰 시스템 크기와 가격을 낮추고, 열화를 늦춰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프로톤 세라믹 전해질이 전지를 만들때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소결되는 핵심 원리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프로톤 세라믹 전지의 전해질·전극 소결 과정에서 전극에 생성되는 중간상이 전해질의 치밀화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착안해 실험을 설계했다. 그 결과 전극에서 생성되는 중간상으로부터 미량의 소결조제 물질이 기화되어 전해질로 공급돼 전해질의 소결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체상의 소결조제는 사례가 드물고 기술적으로도 관찰하기 어려워 그동안 프로톤 세라믹 전지에서 전해질의 치밀화가 기화된 소결조제 때문이라는 가설은 제안되지 않았다. 계산과학으로 기체상태의 소결조제를 검증하고, 해당 반응이 전해질의 고유한 전기적 특성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톤 세라믹 전지의 핵심 제조공정 설계를 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호일 박사는 “프로톤 세라믹 전지의 핵심 제조공정개발에 더 가까워졌고, 앞으로 대면적 고효율 프로톤 세라믹 전지 제조공정 연구를 할 계획”이라며 “대면적화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차세대 원자력기술과 연계한 핑크수소 생산도 가능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