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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용의 세무가이드]부동산 다운계약서 쓰다 세금 더 낼 수도

최정희 기자I 2015.11.07 11:21:38
최인용 가현택스 대표 세무사
[최인용 가현택스 대표 세무사] 과거 부동산을 매매하고 다운계약서를 쓰는 것이 통용되던 시기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부동산 실명제가 실시되지 않았고 부동산 매매가를 공시지가로 신고할 수 있던 시기에는 다운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흔했다. 특히 부동산 상승기에는 다운계약서를 통해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려는 유인이 크다.

최근의 부동산 매매는 부동산실명제 정착과 함께 전산화를 통한 부동산 매매이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다운계약서를 쓸 유인이 없지만, 부동산 하락기에는 양도소득세가 없더라도 취득한 부동산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업계약서를 쓸 수 있는 유인이 존재한다.

부동산의 다운계약서는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 거짓계약서를 작성하면 매도인과 매수인 그리고 중개인까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① 매도인은 비과세 감면배제

다운계약서, 업계약서 등 거짓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 받을 수 없다. 1세대 1주택에 적용되는 비과세 항목이 다운계약서로 인해 적용되지 않는다면 세금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예컨대 비과세 요건을 충족한 매도인이 약 1억5000만원의 업계약서를 써서 더 많이 신고한 경우 비과세 받은 세금이 1억2000만원이라면 둘 중 작은 금액인 1억2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비과세 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가 없는 경우에는 신고불성실 가산세로 최고 40%가 부과되며 납부불성실 가산세로 하루 3/10000의 금액이 추가로 부과된다.

② 매수인은 양도시 비과세 감면 배제

매수인도 또한 매도인과 마찬가지로 향후 부동산 양도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및 감면 혜택이 배제된다. 이뿐 아니라 부동산의 취득세도 세 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이 과태료로 부과된다. 특히 분양권 등을 거짓계약서로 작성한 분양권 취득자가 추후 1세대 1주택 비과세요건을 갖춰 주택을 양도하고 비과세로 신고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도 비과세를 적용하지 않고 양도소득세를 추징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가산세도 추가로 부과된다.

③ 중개인의 불이익

거래계약서에 금액 등 거래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이중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또 중개인이 중개가 완성된 거래계약서에 서명 및 날인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최대 6개월까지 업무가 정지될 수 있다. 부동산 중개업은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업종에 해당된다. 다운계약서나 업계약서 작성 대가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50/100에 상당하는 과태료가 세금과 별도로 부과된다.

실거래가에 대해 성실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당장 세금을 적게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향후 비과세나 감면을 적용받지 못하게 되면 가산세와 함께 더 큰 불이익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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