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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美 BTFP 3월 종료에도 '금융시스템 불안 없다'"

최정희 기자I 2024.01.12 08:40:39

KB증권 보고서
BTFP 대출잔액 급증하나 은행 돈 부족 때문 아냐
BTFP금리 낮아, 대출 받아 지준에 넣으면 금리차익 얻어
"BTFP 종료시 소규모 지역은행들은 소동 있을 수도"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이후 은행기간자금프로그램(BTFP)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오는 3월 종료된다. KB증권은 BTFP가 종료되더라도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은 11일 보고서에서 “BTFP 대출 잔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스템 불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출처: KB증권
연준은 SVB사태 직후 1년 가량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준이 가동하고 있는 BTFP가 3월 종료 예정이다. 은행 등은 BTFP를 통하면 국채, 모기지증권(MBS), 기타 적격 자산들을 담보로 맡기고 1년 만기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담보자산을 시장가치가 아닌 액면가로 대출을 받는다. 또 BTFP 이용 기관은 2년간 비밀로 부치기로 했다. BTFP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뱅크런 등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BTFP 대출 증가가 반드시 은행의 자금 부족을 의미하지 않게 된 것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은행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금융당국의 단호한 의지로 시작한 BTFP는 최근 들어 매우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며 “지난 주 수요일 기준 BTFP에서 나간 대출은 1412억달러로 작년 12월부터 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자금이 필요한 은행이 몰렸기 때문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미국 상업은행의 예금 잔액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BTFP 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리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BTFP는 1년 오버나잇인덱스스와프(OIS·국내외 금융기관 간의 하루짜리 초단기 외화대출 금리) 금리를 대출금리로 삼는데 이 금리가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지준부리율(IORB·연준이 은행이 맡긴 지급준비금에 주는 금리)를 하회하면서 은행들은 BTFP로 자금을 빌려 지급준비금에 넣음으로써 금리 차만큼 수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TFP를 운용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윌리엄 바 연준 이사는 3월 11일 종료가 예정된 BTFP를 연장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연구원은 “BTFP가 완전 종료되면 소규모 지역은행들 사이에선 잠시 소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금융시스템 불안을 주시하고 있는 연준이 대선이 열리는 해에 시스템 혼란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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