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길거리 참수 충격에 빠진 프랑스…"나도 교사다" 연대집회

황효원 기자I 2020.10.19 08:03:12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프랑스의 역사교사 사뮈엘 파티(47)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샤를리 에브도’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잔혹하게 참수되자 만행에 맞선 용기와 연대의 목소리가 퍼져나가고 있다.

16일 프랑스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 학교 인근 사건 현장을 찾은 마크롱 대통령(사진=AFPBB News)
18일(현지시간) 오후 3시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리옹, 릴, 툴루즈, 스트라스부르, 낭트, 보르도 등 프랑스 전역에서 사뮈엘 파티를 추모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파리 외곽의 한 중학교에서 역사와 지리 수업을 담당하던 고인은 지난 16일 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참수된 채 발견됐다. 체포 과정에서 사살된 용의자는 범행 직후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

그는 이달 초 수업 시간에 ‘언론의 자유’를 설명하며 이슬람교 창시자인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성역없는 비판적 표현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교육의 일환이었지만 그는 이 일로 학교 앞 거리에서 참수당했다.

파티의 수업에 일부 학무보가 불만을 드러냈고 한 여학생의 부친은 파티의 해고와 함께 그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다. 이 학부모는 그의 이름과 학교 주소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고소하기까지 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이슬람교와 선지자 무함마드가 이 학교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며칠 뒤 난민 신분으로 프랑스에 머물던 체첸 출신 청년 압둘라 A(18)가 이 학교로 찾아 파티를 살해했다. 경찰은 달아나던 용의자가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명령에 불응하고 저항하자 실탄을 발포했다. 압둘라는 살해 현장 인근에서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서 ‘신은 가장 위대하다’는 뜻의 쿠란 구절을 외쳤다고 증언했다.

이날 파리 추모집회에는 장 카스텍스 총리,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 마를렌 시아파 내무부 시민권 담당장관, 안 이달고 파리시장 등이 찾아와 연대를 다짐했다. 광장 중앙에는 수많은 촛불과 편지들이 쌓였다. 시위대는 파티의 사진뿐만 아니라 ‘내가 사무엘이다’,‘내가 교사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나와 고인에게 연대를 표했다.

2015년 1월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총기 테러의 표적이 됐다. 당시 이슬람교도인 사이드, 셰리크 쿠아치 형제가 편집국에 난입하며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숨졌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