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같은 홍수, 최소 50년 뒤엔 4년에 한 번씩 온다

최정훈 기자I 2020.09.20 12:00:00

기후변화 대응 홍수대책 수립의 일환 장래 강수량·홍수량 전망 발표
2050년 홍수량은 11.8%, 유역에 따라 최대 50.4%까지 증가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올해 이례적인 집중호우로 100년에 한번 올 정도의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최소 50년 후엔 이 정도의 홍수 피해가 4년에 한 번 발생할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금강과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등의 홍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료=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의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의 강수량 및 홍수량의 증가 정도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최근 검토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이번 예측에는 13개의 ’전지구 기후모델‘과 2개의 지역 기후모델이 이용됐고 온실가스 배출은 현재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RCP 8.5)를 적용했다.

먼저 강수량의 경우 △21세기 초반(2011~2040년) 3.7% △중반(2041~2070년) 9.2% △후반(2071~2100년) 17.7%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1세기 후반에는 특정연도 강수량이 41.3%까지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월별로는 9월의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24.3%), 11월은 감소(-0.6%)하여 계절적인 편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댐과 하천제방 등 홍수방어시설의 설계 시 이용되는 홍수량을 예측한 결과, 2050년쯤에는 홍수량이 현재 대비 11.8%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홍수량 증가는 유역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는데 한강유역은 홍수량이 조금 감소(-9.5%)하는 반면 금강(20.7%), 낙동강(27%), 영산강(50.4%), 섬진강(29.6%) 유역의 홍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장래 강수량 및 홍수량 증가에 따라 현재 100년 빈도로 설계된 댐과 하천제방 등의 치수안전도가 지점에 따라 최대 3.7년까지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재 100년에 한 번 범람하도록 설계된 하천 제방이 미래에는 4년에 한 번 범람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검토와 함께 올해 강수량 및 강수 규모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먼저 지난해 6월 21일부터 9월 20일인 홍수기 이후 올해 장마 시작 전까지 전국 면적 강수량은 686㎜로 예년(520㎜)과 비교할 때 약 1.3배(13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발표되는 강수량은 강수량 측정기가 위치한 특정지점의 강수량이며, 면적강수량은 넓은 면적(유역 전체)에 내린 강수량의 평균을 말한다. 홍수 등 물관리에서는 지점강수량이 아닌 면적강수량이 이용된다.

또 올해 장마 기간 전국 면적 강수량은 840㎜로 예년(492㎜)에 비해 약 1.7배(171%)로 나타났다. 특히 섬진강 유역은 1,069㎜로 예년에 비해 약 2배(192%)의 강수를 기록했고, 이는 이 일대 유역에 내린 역대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지점강수량을 살펴보면 장마 기간 최대 누적강수량을 기록한 곳은 강원도 인제 향로봉 지점으로, 연 강수량(1300mm)의 1.7배에 달하는 2164mm의 비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내렸다. 이어 강우 규모 분석결과, 남원과 광주지점 강수량은 24시간 기준 364㎜, 462㎜로 과거 최대치를 각각 54%, 22% 초과했으며, 이는 확률적으로 500년 빈도를 웃도는 강수 규모다.

박재현 환경부 홍수대책기획단장은 “장래 홍수량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댐과 하천 및 도심하수도 등 홍수방어체계 전반을 자세하게 점검해 개선방안을 마련함은 물론 홍수예보체계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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