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치주·성장주 다 끌어올린 '백신 랠리'…다우 3만포인트 눈앞

김정남 기자I 2020.11.17 06:46:12

화이자 이어 모더나…'백신 랠리' 지속됐다
증시 개장 전 모더나 "백신 예방률 94.5%"
모더나 9.6% 급등…시장 위험 선호 자극
항공, 금융, 에너지 등 경기순환주 또 급등
빅테크주 강보합 주목…"기술주도 긍정적"
가치주와 성장주 모두 끌어올린 백신 랠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백신 랠리’가 또 이어졌다. 지난주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에 이어 이번주 모더나까지 긍정적인 코로나19 백신 소식을 전하면서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뉴욕 증시는 대표하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 3만포인트를 눈앞에 두게 됐다.

모더나 “백신 후보 물질 예방률 94.5%”

1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0% 상승한 2만9952.22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어느덧 3만포인트가 눈앞에 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7% 오른 3626.99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0% 뛴 1만1924.13을 나타냈다.

장중 내내 모더나가 랠리를 이끌었다. 이날 증시 개장 전 모더나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3만여명이 참여한 3상 임상시험에서 95건의 감염 사례를 기초로 한 중간 분석에서다. 95건 중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이었으며, 90건의 발병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접종한 경우였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이 95%의 사람들을 예방할 수 있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매우 인상적인 결과”라고 했다. 백신이 등장하면 봉쇄가 풀릴 수 있고, 이는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모더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58% 급등한 주당 97.9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103.20달러까지 치솟았다.

위험 선호가 증시 전반을 지배하는 가운데 경기순환주가 특히 큰 폭 올랐다. 항공주, 금융주, 에너지주 등이다.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4.49% 뛴 주당 12.79달러에 마감했다. 델타항공(4.22%), 유나이티드항공(5.16%), 사우스웨스트항공(3.87%)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대표적인 크루즈주인 카니발의 경우 상승 폭이 9.74%에 달했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2.82% 오른 117.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1.51%), 모건스탠리(2.67%), 뱅크오브아메리카(2.17%), 씨티그룹(3.60%), 웰스파고(3.45%)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표 에너지주로 꼽히는 셰브런 주가는 이날 하루새 7.14% 급등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헤켓 최고투자리서처는 “백신 뉴스들이 (팬데믹 내내 소외됐던) 가치주와 경기순환주의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도 이번 순환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주목할 건 가치주로 투자자금이 쏠리는 동안 성장주 주가가 빠졌던 지난주 양상과 다소 차이가 생겼다는 점이다. 이날 빅테크주는 항공주 등이 치솟는 와중에 보합 혹은 소폭 상승 흐름을 보였다. 팬데믹 시대의 최고 수혜주 중 하나인 아마존의 경우 이날 0.07% 상승한 3131.06달러에 마감했다. 애플(0.87%), 구글(0.10%), 페이스북(0.73%) 모두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순환장세의 직격탄을 맞았던 화상회의 앱 줌은 이날 1.10% 떨어지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다고 해도 초대형 기술주의 가치는 유지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읽힌다.

톰 리 펀드스트랫 창업자는 “증시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며 “이 돈은 모든 주식, 특히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성장주와 기술주를 더 높이 밀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CFRA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백신 거래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했다.

가치주 폭등 와중에 성장주 소폭 올라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3.0% 상승한 41.34달러에 거래를 마친 것도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를 방증하는 것이다.

경제지표는 둔화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엠파이어지수)는 6.3으로 전월(10.5) 대비 4.2포인트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2.1)를 큰 폭 하회했다. 엠파이어지수는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엠파이어지수가 내린 것은 미국 제조업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이날 백신 뉴스 때문에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2.81% 하락한 22.45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모더나발(發) 백신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 상승한 6421.29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7% 오른 1만3138.61을,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7% 뛴 5471.48을 각각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1.2%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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