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빌리 위한 1년 여정..'기적의 소년' 누가 될까

윤종성 기자I 2021.02.02 06:00:00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
만 8~12세· 키 150·㎝· 변성기 전
빌리· 마이클 역에 총 310명 지원
8월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올라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어. 조금만 빼자!”

“넘어져도 괜찮아. 할 수 있어!”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3명의 남자 아이들이 수 차례 옷을 갈아 입으며 1년 가까이 갈고 닦은 발레, 탭 댄스 아크로바틱, 노래 실력 등을 뽐냈던 지난달 27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 주인공인 ‘빌리’와 ‘마이클’을 찾기 위해 마련한 이날 오디션에서 국내 협력 안무를 맡고 있는 노지현 코치는 아이들이 주눅들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쉴 새 없이 다독이고 격려했다.

원래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은 후보들의 부모님을 초청해 선보이지만, 이날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오디션에는 빌리 역의 김시훈(10), 이우진(11), 김예준(10), 오현태(12), 전강혁(11), 주현준(10), 정시율(9), 마이클 역의 성주환(11), 강현중(11), 백인하(11), 임동빈(9), 유준석(11), 나다움(10) 등 13명이 참여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영국 탄광노조 대파업을 배경으로 탄광촌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역 배우들의 비중이 큰 만큼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시스템이 있다. 바로 약 1년간 아이들을 훈련한 뒤, 최종 발탁하는 오디션 방식이다. ‘빌리 스쿨’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빌리 엘리어트’ 공연이 열리는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운영된다. 아이들은 이 기간 작품에 필요한 댄스와 보컬 스킬을 배우고, 2시간 50분간 공연하기 위한 체력을 키운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에 참여한 아이들이 춤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는 넘버 ‘일렉트리시티’(Electricity)를 부르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빌리’ 후보가 되기 위한 조건도 무척 까다롭다. 만 8~12세의 나이에 150cm 이하의 신장, 변성기가 오지 않은 목소리, 탭 댄스, 발레, 아크로바틱 등 춤에 재능이 있는 남자 아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오디션은 총 두 차례 진행된다. 어린 아이들이기에 갑자기 변성기가 오거나, 키가 훌쩍 커버릴 경우 11살 소년 ‘빌리’ 역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번 시즌의 경우 1차 오디션(2020년 3월)에서 빌리 8명· 마이클 4 명, 2차 오디션(2020년 8월)에서 빌리 7명· 마이클 6 명을 각각 선발했다.

오디션을 통과한 아이들은 ‘빌리’가 되기 위한 여정에 들어간다. 이번 시즌 ‘빌리 스쿨’은 지난해 4월 시작됐다. 노지현, 신현지(이상 발레 ), 이정권(탭 댄스), 계채영(재즈 댄스), 조광희(아크로바틱), 이선태(현대무용), 호산(필라테스), 오민영(보컬) 등 각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코치로 참여해 아이들을 지도했다.

아이들은 주 6일, 매일 6시간씩 체력단련과 춤, 노래 연습에 매진했다. 특히 이번 시즌 ‘빌리’가 되는 과정은 유난히 험난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에 임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현지 코치는 “아이들이 매일 6시간의 연습 외에 숙제로 내준 동작을 밥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떠올리며 24시간 연습한다”며 “10개월 만에 발레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낸 ‘기적의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종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빌리’와 ‘마이클’ 역의 최종 합격자는 추후 발표된다. 사이먼 폴라든 해외협력연출은 “아이들이 훈련 과정에서 보여준 성장 가능성을 가장 중점에 두고 평가할 것”이라며 “훈련 과정에서 아이들이 보여줬던 태도, 열정 등도 참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에 참여한 아이들이 탭댄스를 추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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