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홍빈 “이태원 현장서 CPR…의식 돌아온 사람은 1명밖에”

이재은 기자I 2022.10.30 22:11:42

“전조증상 충분, 예방 가능한 참사였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배우 윤홍빈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했다며 “골목에서 수십 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했고 ‘제발 눈 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윤홍빈 SNS)
윤홍빈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 할 사건”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윤홍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태원 핼러윈을 즐겨보자는 생각에 여자친구와 이태원에 갔었다며 혼란스러운 거리 상황과 희생자들이 사고로 이송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메인 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은 했던 것 같다”며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 뻔하기를 수십 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했는데 사람들에겐 넘어진 게 보이지 않아 (그 여자분이) 계속 밀려 내려갔다”며 “겨우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분을 일으켜 다시 세웠고 우리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 분을 노력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윤홍빈은 여자친구와 함께 인파에서 빠져나온 뒤 사람들이 실려 가는 걸 목격하고 구급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CPR(심폐소생술)을 도왔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나 구급대원 인력이 부족해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며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구조 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다”며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사전에 있었고 경찰분들은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다.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분들이 서 있기라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많은 경찰 공무원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9일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로 연결되는 폭 3.2m, 길이 40m인 내리막 골목길에서 발생했으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오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3명, 중상자가 37명, 경상자가 9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