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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파워 가늠좌‥차기 은행연합회장 누가 되나

장순원 기자I 2020.11.21 11:01:15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내 금융권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놓고 정치권·관료·민간 출신 등 7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금융권 최대 유관 기관으로 회장 역시 금융권의 맏형 대접을 받고 고액연봉이 보장돼 모두가 선호하는 자리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누가 되느냐를 놓고 금융권의 파워를 가늠할 수 있어 올해는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역대 회장은 은행장 출신

은행연합회 이사진은 최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회의를 열고 7명의 롱리스트(잠정 후보군)을 확정했다. 차기 연합회장 최종 후보자는 오는 23일 정기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롱리스트에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포함됐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모두 은행장 출신이 맡아왔다. 관료 출신이라도 은행장 또는 금융지주 회장 경험이 있는 인물이 선출됐다. 올해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지가 관심사다.

‘부금회’ 급부상

문재인 정부 들어 두각을 나타내는 부금회(부산출신 금융인)도 관전포인트다. 얼마 전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낙점된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등이 부금회 멤버로 분류된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으로 은행권 경험이 없는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롱리스트에 포함되면서 부금회의 영향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사장은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를 졸업했다. 부산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다 낙마했다.

앞서 부산 출신인 김태영 회장 역시 막판 후보에 합류하며 결국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꽤찼다.

관·정피아의 부활

은행권에서는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최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조율할 과제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도 “은연 회장은 단순한 CEO가 아니다”면서 “은행의 의사를 정부 당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롱리스트에 오른 김광수 회장과 이정환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다.

정무위원장을 역임했던 민병두 전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다크호스다. 민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은행연합회장 선출을 앞두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회 정무위원장을 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은행의 ‘넥스트’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며 공개 출사표를 던졌다.

관·정피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하다는 것은 변수다. 애초 협회장 물망에는 관료 출신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1순위로 올랐다. 그가 “민간 출신이 맡아야 한다”며 자리를 고사한 직후 민간으로 무게가 기울며 신상훈 전 사장과 김병호 전 부회장의 이름이 많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장 선출결과는 막판까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의외의 인물이 뽑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회장추천위원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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