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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방학 '스타트’…"공부보다 체험활동·독서 먼저"

조용석 기자I 2014.12.21 10:49:41

체험활동 우선..보고서는 직접 써야 효과적
저학년은 엄마와 책 읽으며 '독서습관’ 만들기
선행학습보단 복습부터 철저..욕심은 '금물’

전문가들은 “초등학생 방학은 무리한 학습보다는 체험활동이나 독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지난 19일 방학식을 마치고 하교하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은석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사진 = 뉴시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초등학생의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서울지역은 지난 19일 은석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이번 주 내로 시내 초등학교 약 600곳이 방학에 돌입한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의 겨울방학은 학업보다는 체험학습이나 독서활동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가족과 짧은 여행 떠나요”

방학은 바쁜 학기 중에는 어려웠던 외부활동을 시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는 ‘가족과의 짧은 여행’을 방학 중 첫 번째 추천활동으로 꼽는다. 이태동 휘경초 교사는 “방학 전 계획표를 짤 때 학생들에게 ‘부모님과 짧은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한다”며 “학기 중엔 부모님도 아이들도 모두 바빠 대화 시간이 길지 않은 가정도 많다. 짬을 내 여행을 다녀온다면 가족 간의 대화도 많아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전시회나 뮤지컬·연극관람 등도 방학 중 추천할만한 체험활동이다.

체험활동 후에는 간단한 보고서를 쓰는 것이 좋다. 쓰기 활동이 어색한 저학년은 학부모들이 인터넷을 뒤져 대신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하는데 스스로 써야 진짜 학습이 된다. 보고서에는 체험목적과 체험을 하면서 깨달은 점, 체험 중 궁금했던 점 등이 들어가면 된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서 붙이는 것도 훌륭한 보고서를 만드는 요령이다. 딱딱한 보고서 형식이 아닌 신문이나 편지 형식도 좋다.

방학이라 해도 규칙적인 생활은 중요하다. 너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패턴이 굳어지면 개학 후 학업에 지장을 준다. 이 교사는 “방학 중 손쉬운 집안일 하나를 맡겨 규칙적인 시간에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겨울방학이라 전혀 운동을 안 하고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님들이 도와줘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 엄마와 책 낭독하며 독서습관 기르기

독서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배우고 사고력·이해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또 꾸준한 독서를 통해 어휘력이 좋아지면 고학년 학습이 한결 쉽다. 방학숙제가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대다수 초등학교가 ‘독서’를 필수과제로 내주는 이유다.

독서습관이 없거나 거부감이 있는 저학년의 경우 부모가 함께 소리를 내며 책을 읽는 것이 좋다. 부모와 아이가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읽거나 역할 나누어 읽기, 바꿔 읽기 등 다양한 방법을 쓸 수 있다. 책을 읽은 후 질문을 던질 때도 시험 보듯 내용을 묻기보다는 ‘등장인물 중 누가 제일 마음에 드나?’,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과 같은 정답 없이 자유로운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 좋다. 김주한 좋은책어린이 본부장은 “저학년은 독서를 무조건 많이 시키기 보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라며 “등장인물과 제목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독서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학년은 독서 후 책 내용과 연계된 체험학습을 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위인전을 읽고 해당 인물과 관련된 지역을 방문한다면 ‘독서’와 ‘체험학습’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 방학 학습은 ‘지난 학기 복습’부터

방학 중 학습은 선행보다는 복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학원 수강을 해도 기초 없는 선행학습은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무작정 친구들을 따라가기보다는 지난 학기 수학익힘책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일부 초등학생은 3학년이 넘어도 앉아있는 습관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책상이나 식탁 등을 공부장소로 지정하고 학부모가 옆에서 공부 외 다른 활동을 하지 않도록 지켜봐주는 게 좋다. 저학년은 한 번에 40분, 고학년은 50분 정도로 안배해 하루에 한 두 과목 정도만 공부하는 게 적절하다.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장은 “아이와 함께 과목별 진도상황과 수준 등을 체크하며 공부하고자하는 의욕을 갖게 한 뒤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여러 학원에 등록하거나 무리한 외부활동은 오히려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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