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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투표소 맞습니다”…자동차 전시장·카페·주차장에서 도장 ‘콕’

이소현 기자I 2022.03.09 11:20:29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소 둘러보니
학교·관공서 대신 마련된 이색 투표소 '눈길'
접근성·친숙한 분위기 강점…편리하게 투표

[이데일리 이소현 이용성 이수빈 기자] “투표하러 온 김에 다음에 살 차도 한번 살펴봤어요.”

서울 광진구 능동제3투표소에서 항상 투표를 해왔다는 유대권(52·남)씨는 “영업장이니 관공서보다 방문하기 편하고 느껴지는 부담이 없어서 좋다”며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능동제3투표소는 기아(000270) 전시장에 마련됐다. 내부에는 차량 2대가 전시돼 있고 입구 오른쪽 공간에 신분증 확인과 투표용지를 발부하는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기아 관계자가 양복을 입고 카운터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기도 했다. 자동차 전시장이기도 하고 투표장이기도 한 이곳에 방문한 유권자들은 투표하고 나가는 도중에 전시된 차를 둘러보기도 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9일 서울 광진구 기아 대리점에 마련된 능동제3투표소(사진=이수빈 기자)
9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학교나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아닌 자동차 전시장, 카페, 지하주차장 등 이색적인 장소에 투표소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기존 투표소와는 분위기가 색다른데 지역 유권자들에게는 평소에 자주 방문하는 곳이어서 더욱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를 행사하는 모습이었다.

광진구 구의제2동 제4투표소는 동네 카페에 마련됐다. 카페 집기 등은 안쪽에 치우고 칸막이를 설치에 내부에서는 영업을 한창 하던 카페 분위기는 나지 않았지만, 동네 주민은 친숙한 곳이라 방문하기 편하다고 평가했다. 자영업을 하는 양모(31·여)씨는 “평소 자주 방문하던 카페인데 오늘은 투표소가 되니 오기 편하고 좋았다”며 “출근하는 길에 투표할 수 있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9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 마련된 구의제2동 제4투표소에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사진=이수빈 기자)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투표소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제5투표소는 원향고시원 지하 1층 주차장 안에 기표소가 놓여 있고 주차장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 속에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곳은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낯선 투표장소였지만, 동네 주민에게는 꽤 친숙한 곳이었다. 60대 김모씨는 “여기가 옛날에는 진양탕이라고 목욕탕이었는데 동네 주민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곳”이라며 “매번 이곳에서 투표해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공서가 아닌 이색적인 장소가 투표소로 지정된 것은 유권자들이 조금이라도 가깝고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나 관공서가 투표장으로 제공하기를 꺼린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전국에 장난감대여점을 비롯해 웨딩홀, 쇼핑센터 등 이색 투표소가 마련됐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제20대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이 11.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6시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투표에서 지난 4시간 동안 총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519만7308명이 투표를 마쳤다. 일반 유권자의 투표 시간은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별도로 투표할 수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9일 서울 마포구 한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공덕동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있다.(사진=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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