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IT세상]'뉴노멀' 제시한 CES

안승찬 기자I 2021.01.28 06:00:00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IT 컨퍼런스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개최하지 못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는 지난해 9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해 급하게 진행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CES는 1967년 최초로 CES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100%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원래 이런 컨퍼런스는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 세계의 가전기기를 포함해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를 읽고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프로토타입과 상용화를 앞둔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거의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와 MWC 등의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런데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다 보니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도 없고 외관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없었다.

물론 온라인 개최의 강점은 참석자의 숫자와 시간 제한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전시업체와 참여업체는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첫 온라인 컨퍼런스로의 전환에 대한 부담과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 탓일 수 있다. 작년에 열린 CES 2020에는 161개국에서 4500개 기업이 참여했다. 가장 많은 미국은 1933개, 중국이 1368개, 한국이 390개였다. 참석자 규모는 18만명이었다. 반면 올해 CES 2021은 미국 530개에 이어 한국이 262개 그리고 중국으로 199개로 총 1800곳에 그쳤다. 작년 대비 4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참관자수는 작년과 비슷한 숫자로 추산된다. 전시업체 수와 컨퍼런스 세션이 줄었음에도 온라인의 특성 상 그간 참여하기 어렵던 사람들의 참여가 늘었다.



그럼에도 올해 CES 2021이 주는 시사점이 몇 가지 있다. 그간 CES의 메인 아젠다는 2019년 이전까지만 해도 주로 기술과 산업 카타고리에 대한 것들 위주였다. 사물인터넷, 드론, 3D 프린터, 블록체인,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이 2019년까지의 핵심 아젠다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키워드에 기술이 아닌 음성 활성화, 데이터 분석, ICT 관광여행 등의 보다 구체적인 문제해결과 관련된 것들이 포함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해 CES는 모빌리티, 사생활 보호, 교육 등의 우리 일상과 관련된 경험을 담은 키워드가 등장했다. 실제 컨퍼런스 세션의 주제와 참관 전시업체들의 캐치프레이에는 ‘Life’와 ‘Exprience’가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LG는 ‘Life is ON’, 삼성은 ‘Better Nomal for ALL’을 캐치프레이로 걸고 일상에서 기술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경험의 변화에 집중했다. 미네르바는 온라인 교육과 재택수업 등 미래의 교실과 교육의 진화 방향에 대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워너미디어와 베스트바이, 월마트는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미디어 사용 확대로 인한 전통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여전히 AI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빠지지 않고 CES에서 핵심 아젠다로 우뚝 섰음을 알 수 있다. AI는 이제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에 기본 탑재되어 운영되는 운영체제와 같은 역할을 해내면서 제조의 서비스화를 촉진하는 트리거가 되었음을 증명했다. 대부분의 전시업체들이 선보인 솔루션과 상품에 AI를 접목해 보다 나은 경험과 효율화된 비즈니스를 구성함으로써 이제 AI는 기업의 BM혁신에 기본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또 이번 CES는 글로벌 컨퍼런스의 온라인화가 뉴노멀이 될 수 있는 단초를 보여주었다. 사실 CES와 같은 전 세계적인 규모의 오프라인 컨퍼런스가 주는 강점은 몰입감과 현장감인 건 사실이다. 약 5일간 라스베가스에서 기존의 일상과 비즈니스와 단절된 채 온전히 행사장을 누비며 새로운 상품과 기술을 접하고 수십 곳의 관련 기업 관계자와 상담, 문의, 계약을 논하는 것은 흔히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온라인 컨퍼런스는 오프라인만큼 집중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 평면적 화면에 영상과 이미지 등으로 제품과 기술, 솔루션 등에 대한 설명을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같을 리 없다. 게다가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지금 보고 있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밖에 없지만 온라인은 언제든 다른 사이트로 또 전화나 회의, 카카오톡 등 방해 요소로 눈길을 돌릴 수 있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에도 이번 온라인 CES 2021에는 MS 팀즈를 활용해 웹비나, 화상회의, 채팅, 메시지, 메일 등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온라인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즉, 전시업체의 상품과 기술, 솔루션 등에 대한 소개를 VOD나 실시간 웨비나, 화상회의를 통해서 확인하고, 바로 메신저나 게시판을 통해서 상담을 할 수 있어 일관된 경험으로 온라인에서 보고, 묻고, 듣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상품의 전시보다는 키노트와 세미나 그리고 토론과 상담 중심으로 컨퍼런스가 운영되었다. 기존의 오프라인 컨퍼런스가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상담하고 회사로 돌아와서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느꼈다면,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끝나는 ‘올인온라인(all-in-online)’의 경험으로 통합된 비즈니스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작년과 비교해 CES 2021은 전시 규모나 이슈를 만드는 면에서는 미흡했지만, 글로벌 온라인 컨퍼런스의 뉴노멀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또한 MS 팀즈의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CES를 주관하는 CTA에서는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수집한 참관객들의 데이터를 통해 기존에 알 수 없었던 분석을 해서 개선된 다음 번 컨퍼런스의 준비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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