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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는 -1.0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10년물 TIPS 금리는 ‘서브 제로(마이너스)’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서며 이달 들어 -1%대로 떨어졌다.
이는 천문학적인 재정 부양과 제로금리 정책, 자산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TIPS는 투자 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채권의 실질가치를 보전해주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된다. 즉 인플레이션이 예상될 때 투자하면 더 많은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있어 금융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간주되기도 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유동성 공급은 인류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늘었다”며 “연준이 통화 공급 증가, 즉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정책목표치인 2.0%를 상회하더라도 정책자들이 서둘러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실질금리 하락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광의의 통화량(M2)은 전년동기 대비 22.9% 급증, 2011년 이후 평균 상승폭(연율 기준)인 10%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처럼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중앙은행의 옵션 중 일부지만, 은행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당장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도입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정책금리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부정적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마이너스 금리보다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변경하거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금리안내) 강화 등을 통해 디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