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이루트 폭발, 누구도 공격인지 말못해"

방성훈 기자I 2020.08.06 07:35:38

에스퍼 국방장관은 "대부분 사고로 믿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의 대규모 폭발에 대해 “공격이었는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한 발 물러섰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무도 베이루트 폭팔이 (테러) ‘공격(attack)’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베이루트 폭발 참사에 대해 “끔찍한 공격”이라고 사실상 단정지은 것에서 다소 후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사고 직후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사고가 아니라 공격이라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미군 관계자들한테 들은 바에 따르면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부분의 미 국방 수장을 비롯해 정부 관료들이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에 나온 것이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대부분 사람은 보도된 대로 그것이 사고였다고 믿고 있다”며 테러가 아닌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에스퍼 장관은 그러면서 폭발과 관련해 계속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의 한 국방부 관료 역시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CNN에 말했다. 이 관료는 “만약 누군가 이 정도 규모로 공격을 가했다는 징후가 있었다면 해당 지역에 있는 미군과 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 증강이 자동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도 성명에서 이번 참사를 “끔찍한 폭발”이라고만 언급하고 공격이나 테러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레바논 정부가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정보기관으로부터 보고 받은 대로 미국인들에게 전달했다. 초기 보고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