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 인근 K공인중개사 대표는 요즘 쏟아지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얼마 정도면 살 수 있느냐는 투자자들의 상담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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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매수문의와 반대로 시장엔 나와 있는 매물 자체가 없다. 정부가 지난해 5·6대책에서 공공 주도의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미 관심이 커진 가운데 임대차법 시행으로 비싼 아파트 전세 대신 빌라 매매로 돌아선 수요가 많아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있다.
흑석동 K공인 대표는 “흑석2구역 얼마 전 2층짜리 단독주택(대지지분 17평)이 15억3000만원에 나온 게 있었는데, 공공재개발 시범단지 발표 후 집주인이 바로 회수했다”고 전했다. 이 단독주택은 1년 전만 해도 호가가 14억원대였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인근 중개사무소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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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의 대지면적 50㎡짜리 시세는 5억 2000만원에 형성해있다. 지난해 11월 시범 사업지 모집 당시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심지어 아파트 조합원 분양가 등을 고려했을 때, 분양 시 3억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매물이지만 투자자들의 문의가 인근 중개사무소로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다가구를 여러 채로 쪼개는 지분쪼개기가 성행하고 있고, 일부에선 입주권을 노리고 부모와 자식이 공동명의하는 꼼수까지 등장하고 있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현실적으로 무허가 건물 지분을 쪼개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며 “다만 쪼개기한 건물 중 건축 시점 등이 맞지 않아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