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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팀 신설에 조직 개편…리모델링 사업 뛰어든 대형건설사

하지나 기자I 2021.01.13 06:00:00

현대건설, 지난해 첫 공동수주 후 12월 전담팀 신설
쌍용건설도 전담팀 지난해 다시 분리해 확대 개편
포스코건설, 2014년부터 전담부서 운영…인원 15명
54개 단지 리모델링 사업 추진…25곳 시공사 미선정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재건축시장 규제 강화 등으로 정비사업이 크게 줄면서 대형건설사들이 그동안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90년대 지어진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연한이 잇따라 도래하면서 리모델링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 수주했다. 공사비는 2280억원으로, 지하 1층~지상 20층 9개동 규모의 신정마을9단지 주공아파트 812가구를 증축해 지하 3층~지상 23층 9개동 914가구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용인 수지 현대성우8단지를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하며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구성했다. 당초 주택사업본부 도시정비영업실에 속해 있던 사업팀을 별도로 떼어낸 것이다. 현재 인원을 추가 보강 중이며, 10여명 내외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그런 면에서 다른 사업의 수익성을 검토하다 보니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발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건설사 역시 초점을 맞추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건설사 중 리모델링 사업에 부각을 나타내는 곳은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 정도다.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한 쌍용건설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1991년 싱가포르의 ‘래플즈호텔’과 1999년 ‘캐피탈 스퀘어 빌딩 샵하우스’가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국내 누적 실적은 13개 단지 총 9000여가구로 약 1조원 규모에 달한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쌍용건설은 2000년초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켰지만 이후 리모델링 시장이 부진하면서 전담팀 규모도 축소됐다. 하지만 지난해 도시정비팀에 포함됐던 리모델링 전담팀을 다시 분리하면서 확대 개편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기존 뼈대를 살려둔채 공사를 해야 해서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안전성, 기술력 측면에서 훨씬 난이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리모델링 수주 업계 1위를 기록한 포스코건설도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부서인 ‘리모델링 영업그룹’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인원은 총 15명에 달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총 15건,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수직증축 허가를 받은 첫 리모델링 사업지인 송파구 성지아파트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 수주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54개 단지(4만551가구)에서 조합이 설립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25곳은 아직 시공사를 확정하지 않았다.

공사비만 1조원으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5150가구)의 경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도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1차(2054가구), 산본신도시 금정동 율곡주공3단지(2042가구), 성동구 금호동 금호 벽산(1707가구), 수원시 영통구 신성신안쌍용진흥 (1616가구) 등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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