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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스가는 제2의 아베가 아니냐’는 질문에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와 특별히 생각이 다르진 않겠지만,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던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양측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가 정권 출범 이후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스가 총리 취임 후 첫 정상통화에서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화상으로 진행한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특히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라며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김 원장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최근 일본 방문이 실타래처럼 얽힌 한일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4선 의원 출신으로 김대중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박 원장은 정치권 내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로 통한다.
박 원장은 지난 10일 스가 총리를 예방해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를 전달했다. 그는 방일 기간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등 스가 정권 핵심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박 원장은 “잘 되리라고 본다”며 비공개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박 원장의 방일을 일본 측이 받아들였고 주요 핵심 인사를 만나게 한 점에서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 모두 관계개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박 원장의 방일에서 1972년 북한을 방문해 7.4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낸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경제 분야가 한일 관계 개선의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한일 간 처음으로 경제적 관계가 맺어졌지만 협정 수위가 매우 약하다”며 “앞으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우회전략으로 관계 개선의 여러 가능성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바이든 미국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재가입을 추진할 경우 오바마 정부 때와 유사하게 한일 관계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중일 정상회담이 올해 개최되면 이르면 내년에 한일 양국의 별도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한일 외교관계의 복원을 위해 정상 간 대화 등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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