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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시장, 외국계·펀드·리츠 `3각구도` 재편

윤진섭 기자I 2005.01.12 09:12:43

리츠· 부동산펀드· 외국계, 국내 빌딩 매입 경쟁 펼쳐
장기투자· 7~8%임대수익 목표, 긍정· 부정적 시각 엇갈려

[edaily 윤진섭기자] 최근들어 빌딩, 백화점 등 수익형 부동산 매수세력이 외국계 자본 및 리츠회사, 그리고 부동산펀드회사 등 `3파전`구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5년 내외의 장기투자·자산운용을 목적으로 한 매수세력이란 점에서 외환위기 이후 국내빌딩 매입을 독식했던 투기성 외국자본과 대비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리츠·부동산펀드·외국계 투자자금, 국내 빌딩 매입 경쟁 12일 부동산 금융업계와 빌딩업계 등에 따르면 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주도하고 있는 코람코, RAK(리얼티 어드바이저스 코리아) 등은 빌딩과 백화점 매입을 통해 리츠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AK는 여의도에 위치한 푸르덴셜투자증권 빌딩을 자산으로 한 `리얼티 코리아 2호`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건물의 매입가격은 1000억원 내외에서 협상 중이며, RAK는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올 상반기 중 리츠 설립을 추진하다는 계획이다. 또 자산관리사 중 가장 많은 리츠상품을 선보인 코람코도 뉴코아백화점 6개를 편입한 `코크랩 6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코람코는 강남구 역삼동 데이콤빌딩을 1007억원에 매입, 국민연금 등과 함께 코크랩 5호를 선보이는 등 국내 빌딩 시장에서 매입자(Buyer)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최근 실물자산을 연계해 부동산펀드를 연이어 내놓고 있는 자산운용회사들도 빌딩 시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손이다. 맵스자산운용은 삼성동 테헤란로에 위치한 퍼시픽빌딩(구 미래와사람) 빌딩을 칼라일로부터 매입했고, 이에 앞서 지난 12월엔 경쟁 입찰을 통해 가락동에 위치한 동원증권 가락빌딩을 390억원에 사들여 `맵스프런티어 부동산 5호펀드`를 판매한 바 있다. 12월 말 부동산펀드 가운데 가장 큰 `한일 DS 해운대부동산투자신탁`(펀드규모 1550억원)을 선보인 한일투신은 최근 뉴코아백화점 3개를 자산으로 한 `한일 뉴코아 사모신탁`을 선보여, 본격적인 빌딩 매입 시장에 나섰다. 한일투신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한일뉴코아사모신탁은 총 900억원 규모로, 모 공제회가 단독으로 참여했다"며 "뉴코아백화점을 시작으로 향후 오피스빌딩, 상가 등 부동산을 매개로한 다양한 부동산펀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투자청, 맥쿼리은행, 독일계인 도이치방크, 데카(Deca), 디파(Difa), 데기(Degi) 등 외국자본도 국내 빌딩 바이어로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 외국 빌딩 매입자인 싱가포르투자청은 2000년 중구 무교동 서울 파이낸스센터( 3550억원), 프라임타워(옛 아시아나 빌딩 490억원)등을 연이어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현대무교빌딩(옛 현대상선빌딩 430억원), 2001아울렛(상계점, 분당점), 스타타워(9000억원 추정치)등도 사들였다. 독일계 자본인 도이치방크도 중구 HSBC빌딩, 삼성생명의 충무로빌딩, 삼성동빌딩, 여의도빌딩 등을 잇달아 매입했으며, 독일계인 DEKA는 여의도 서울증권빌딩을 947억여원에 매입한 바 있다. ◇장기투자·임대등 산업자본으로 자리매김, 긍정·부정적 시각 엇갈려 최근 빌딩 매입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계, 리츠, 부동산펀드의 특징은 5~10년 이상 장기투자자라는 점. 이는 외환위기 이후 론스타, 칼라일 등 단기 보유, 시세 차익을 염두에 둔 외국 투기자본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점. 실제 RAK가 운용중인 `리얼티 1호`의 경우 존속기간이 5년으로 책정돼 있으며, 코람코의 `코크랩 5호`도 2009년까지 존속하는 것에 배당수익률은 8.9%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맵스자산운용이 내놓은 부동산펀드 4호도 5년의 존속기간에 8% 내외 선의 배당수익률을 책정해 한 바 있다. 외국계 역시 모두 10년 이상 장기투자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선호하는 추세다. 서울파이낸스빌딩과 스타타워의 자산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코리아에셋어드바이저스(KAA)의 한국희 팀장은 "환차손과 낮은 금리 등으로 인해 과거 외국계 투자자본이 거둔 높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최근 외국인 장기투자자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그리고 한해 7~8% 수익을 목표로 빌딩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빌딩 바이어들이 장기투자로 바뀌는 것에 대해 국내 부동산시장의 정보 공개와 투명성 제고를 촉발한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김정현 RAK 차장은 "산업 자본이 빌딩을 매입, 소유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며 "빌딩 운영 노하우가 국내 빌딩 임대시장의 선진화에도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빌딩 매입 과당 경쟁에 따른 매매가 상승이나 공실에도 불구하고 높은 임대료를 책정하는 것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A 빌딩자산관리업체 관계자는 "입지가 뛰어난 빌딩이 매물이 나올 경우 펀드, 외국계, 리츠사 등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경쟁적으로 빌딩 매입가를 올리는 상황"이라며 "운용 수익을 맞추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임대료 책정이 높을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빌딩 입주 업체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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