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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자의 궁금解]대한항공 꿈의 항공기 B787-9 '1인치의 비밀'

임성영 기자I 2017.03.04 10:30:38

이코노미석 편암함↑…슬림 시트로 앞뒤 간격 1인치 늘어
10.6인치 모니터·창문 덮개 없애

대한항공 보잉787-9. 대한항공 제공.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보잉사의 787-9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꿈의 항공기’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고객 입장에서도 B787-9는 꿈의 항공기일지 직접 확인해봤다.

지난 2일 인천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의 문이 열리면서 B787-9의 모습이 처음 공개됐다. 먼지 하나 묻지 않은 듯한 깨끗하고 반짝이는 외관이 ‘신상’ 항공기임을 알려준다.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이전 항공기와 다른 날개의 형태다. 기존 항공기들은 대체로 날개가 수평으로 쭉 뻗어 있었는데 B787-9은 살짝 위로 치켜 올라갔다. 바로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이라는 부품을 적용했기 때문인데 살짝 위로 올라간 날개의 디자인 덕분에 와류(강하게 회전하면서 흐르는 유체의 형태)가 생기지 않아 공기의 저항이 줄어 연료의 효율성이 개선된다.

이전 여객기들과 비교해 좌석의 시트가 확연히 얇아진 것이 눈에 띈다. 인체공학적인 설계를 적용한 슬림해진 시트를 통해 실제 좌석과 앞좌석 등받이 간 길이가 1인치 가량 늘어났다.
내부로 들어가자 3-3-3 형태의 좌석이 눈에 들어 온다. 여기까지는 다른 비행기와 크게 다를게 없다. 좌석에 앉는 순간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보통 비행기 좌석에 앉으면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B787-9는 달랐다. 앉았을 때 무릎이 앞좌석에 닿지 않았다. 옆자리에 앉은 키 180cm의 동료 기자도 같은 이유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내에서 잠을 청할 때의 자세를 취해봤다. 다리를 쭉 펴고 허리를 살짝 띄워 팔걸이에 팔을 걸었더니 확실히 이전에 타봤던 비행기보다 편했다.

간담회가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B787-9 이코노미석의 앞뒤 간격은 최근 들여온 항공기들과 같다. 비밀은 시트에 있는데 슬림해진 인체공학적인 설계를 적용한 시트를 장착해 실제적으로 1인치(2.54cm) 정도 넓다는 것. 좌석 간 간격은 86cm, 좌석 너비 46cm의 넓은 공간, 118˚까지 젖혀지는 등받이로 보다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대한항공 측에 따르면 답답함이 덜한 데는 창문도 큰 역할을 한다. B787-9의 창문은 비슷한 기종과 견춰 크기가 78%나 커졌는데 창이 넓어져 기내 전체가 탁 트인 느낌을 주는 것도 좀 더 편안함이 들게 해준다는 것.

창문 아래 원형 버튼의 흰부분을 누르면 밝아지고 아래 회색인 부분을 누르면 어두워진다. 누르면 바로 명암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조금의 시간은 걸리지만 가장 어둡게 하면 창문의 색이 아주 짙은 남색으로 변한다. 밝을때와 어두울때를 비교해 봤는데 오른쪽은 어두운 5단계 중 4단계 정도에 해당한다.
또한 창문 덮개를 없애는 대신 창문 아래 버튼을 눌러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버튼을 누르는 즉시 명암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조금의 시간은 걸리지만 가장 어둡게 하면 창문의 색이 아주 짙은 남색으로 변한다. B 787-9의 새로운 기능 중 가장 신기한 기능이다. 특수 유리와 특수 유리 사이에 특수 젤(Gel)을 삽입해 가능한 기술로 창에 흐르는 전류량에 따른 화학반응으로 투명도가 변하는 방식이다.

모니터의 크기도 눈에 들어왔다. 10.6인치 고해상도 LCD 와이드 스크린이 달렸는데 실제로 영화 감상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화면을 크기와 해상도를 고려할 때 영화 감상 시 이전과 비교해 눈의 피로감을 충분히 줄어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내 조명도 붉은색부터 노란색, 파란색가지 다양하게 바뀔 수 있도록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을 적용했다.

이밖에 B787-9는 기존 항공기에 비해 건조하지 않고 기압이 높아 비행에 따른 피로감을 낮췄다. 운항 중인 항공기를 타보지 않아 직접 확인 할 수 없었지만 대한항공에 따르면 기존 항공기는 기내 기압이 백두산 수준(2400m 높이)인데 보잉 787-9은 한라산이나 지리산 수준(1800m 높이)로 유지된다. 보통 높은 지대에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 쉽게 피로해진다. 기존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올라 기내의 쾌적함도 향상됐다.

또한 탄소복합소재 50%, 알루미늄 합금 20%를 사용해 무게는 낮추고 내구성은 높여 연료소모율이 다른 항공기와 견줘 20% 좋아지는 한편 탄소배출량은 20% 줄인 친환경 항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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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을 적용해 붉은색부터 노란색, 파란색가지 다양하게 기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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