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견제 강화한다…외부검증 대상사업 4배↑

공지유 기자I 2023.04.23 11:47:16

정산보고서 의무 검증 사업 금액 3억원→1억원 하향
국고보조금 2017년 59.6조에서 올해 102.3조원 급증
정부 "외부 감시 강화해 투명성 제고·재정누수 최소화"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하는 국고보조금 사업 규모 기준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조금 사업에 대한 검증 대상을 확대하고 검증을 강화해 국가보조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3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이런 내용의 ‘보조금 관리에 의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 핵심은 정산보고서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하는 보조사업 또는 간접 보조사업 금액 기준을 현행 3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하는 것이다.

국가보조금은 국가 이외의 자가 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국가가 재정상 원조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59조6000억원이던 국고보조금은 △2018년 66조9000억원 △2019년 77조9000억원 △2020년 86조7000억원 △2021년 97조9000억원까지 늘어났고 지난해와 올해 102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정부에서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대수술에 나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국고보조금 관리 체계 전면 재정비를 지시하는 등 회계 투명성 강화를 강조했다. 민간 단체에 대한 국가보조금이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정부 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국고보조금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재인 정부 5년간 각종 시민단체, 협회 등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해 총 20조원이 넘는 지원금이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보조금 집행점검 추진단을 운영하면서 부정징후 국고보조사업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관리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부정수급 현장점검 횟수도 2021년 100건에서 올해 400건으로 확대하는 등 부정수급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 2월에는 기재부 산하에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한 범부처 임시조직인 국고보조금부정수급관리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외부 검증을 받는 보조금 액수를 1억원으로 낮추는 이번 개정안도 이같은 투명성 강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보조사업을 위해 투입된 국가재정이 상당한 만큼 외부인에 의한 감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산보고서에 대한 검증을 확대해 국가보조사업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게 하고 재정누수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외부 검증 사업 규모 기준을 낮추면 검증 대상은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3억원 이상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은 총 9079개였는데, 이를 1억원 이상으로 낮출 경우 검증 대상이 4만411개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령 개정안은 다음달 말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도 국고보조금을 엄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정수급이나 회계 투명성이 결여된 부분이 발견될 경우 예산 편성 과정에서 페널티를 주거나 지원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회계 불투명 노조에 대한 보조금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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