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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또는 영화는 저작권법상 2차적저작물에 해당한다. 2차적저작물이란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말하며, 원작과 구별되어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저작권법 제5조 제1항). 2차적저작물은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면서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적 노력이 부가되어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7234 판결 참조).
4~5년 전만 해도 웹툰 저작권에 관한 인식이 약해 웹툰 서비스 사업자와 작가 간의 웹툰 연재 계약서에 사업자가 2차적저작물 사용을 제한 없이 할 수 있다는 불공정 계약이 존재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러한 불공정 관행은 거의 사라졌고, 근래에 웹툰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작가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인식도 커지게 되었다. 아울러, 문체부에서 제작한 ‘웹툰 연재 표준계약서’, ‘저작재산권 이용허락 표준계약서’ 등을 통해 작가들이 불합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저작권 계약서 검토, 에이전시 계약 컨설팅 등을 위해 아이피앤랩을 찾는 웹툰 작가들 중 상당수는 저작권법을 잘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웹툰 작가들에게 여전히 저작권법과 계약체결은 생소한 분야일 것이다. 문제는 초기의 잘못된 약정으로 자신의 창작물에 관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2차적저작물에 관한 저작권법 규정과 판례로서 참고가 될 만한 것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를 가진다(저작권법 제22조). 즉,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경우, 웹툰의 작가는 2차적저작물인 드라마의 제작 및 이용에 관한 권리를 보유하므로, 제3자가 웹툰의 원작자의 동의 없이 원작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드라마를 제작한다면, 원작자의 복제권 등 저작재산권을 침해하게 된다. 최근 대법원은 저작물인 기획안을 기초로 한 체험전이 원저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지 문제되는 사안에서, 체험전은 2차적저작물이지만 원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어 원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함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6다208600 판결 참조).
다음으로,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는데(저작권법 제46조), 원저작자는 제3자와 자신의 저작물을 기초로 한 2차적저작물에 관한 이용허락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웹툰 작가가 영화까지 스스로 기획하여 만들기는 어려우므로, 영화 제작자에게 2차적저작물인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의 제작과 이용을 허락해 주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그 예이다. 계약체결 시에는 이용허락의 범위와 기간, 이용허락의 대가로서 이용료의 지급방식 및 범위에 관한 조항이 핵심이므로, 장래의 권리관계까지 고려하여 면밀한 검토를 거쳐 약정에 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동저작물일 경우 문제이다. 웹툰의 경우 글 쓰는 작가와 그림 그리는 작가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 단독이 아닌 공동저작물로 되는 경우가 많다. “공동저작물은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저작권법 제2조 제21호),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그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합의로만 행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다만,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기여하지 아니한 자는 비록 저작물의 작성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관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저작자로 인정되는 자와 공동저작자로 표시할 것을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는 판례(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도7181 판결 참조)도 있으므로, 구체적 사정을 따져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 웹툰 작가를 장래희망으로 삼는 청소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는 웹소설ㆍ웹툰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시장의 중심이자 주인공인 저작자들에 대한 보호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법무법인 에이앤랩은 지식재산권전문브랜드 ‘아이피앤랩’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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