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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허티가 출연한 영화는 ‘내 평생의 리스트(List of Lifetime)’라는 휴먼 드라마다. 영화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주인공이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기 위해 오래 전 입양 보낸 딸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 나간다.
유방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도허티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딸을 입양해 키운 양어머니 역을 맡았다.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 시각) 영화 공개를 앞두고 가진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도허티는 “배우로서의 삶과 별개로 공인으로서 암 투병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나처럼) 4기 암을 진단받은 사람도 아주 생동감 넘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영화에 출연할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 배우로서의 결정 뿐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감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도허티는 “남편은 사람들이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절대 모를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절대로 불평하지 않는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암은) 내 삶의 일부”라고 했다.
도허티는 위노나 라이더, 얼리사 밀라노 등과 함께 1990년대를 대표하는 하이틴 스타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베벌리힐스의 아이들 이후 특별한 히트작이 없었다. 프로듀서, 작가로도 활동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음주운전과 폭력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할리우드의 악녀’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왕년의 스타로 잊혀져가는 모양새였다.
도허티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암에 걸리면서다. 그는 지난 2015년 9월 처음 유방암 진단 사실을 밝혔으며 이후 2년만에 치료됐으나, 지난해 2월에 유방암이 재발했다. 절망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도허티는 처음 암을 진단받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투병 근황을 주기적으로 전하며 꿋꿋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인터뷰를 통해 암 환자들에 대한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도 전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 도허티의 모습은 암환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
도허티는 이번 출연이 “암과 관련된 나의 첫 번째 연기 활동”이라며, 오래 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암에 걸린 가장 오래 사는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에 버킷 리스트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