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비사이드IT]전례없는 유출에 삼성도 전략 수정

장영은 기자I 2021.01.09 09:30:00

올해 언팩 행사 앞두고 신제품 관련 정보 '줄줄' 새
갤럭시S21 디자인·사양 물론 티저영상까지 유출
삼성, 공식 홍보 최대한 자제하면서 행사에 집중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갤럭시S7을 공개한 2016년 2월 언팩을 앞두고 발송한 공식 초대장. (사진= 삼성전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다음주 삼성전자(005930)의 전략무기 ‘갤럭시S21’ 3총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습니다. ‘아이폰12’의 열기가 채 식기 전, 예년보다 한달 가량 앞당겨 삼성이 ‘언팩’ 행사를 개최합니다.

삼성의 언팩이나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는 IT 제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명절’이라고 불릴 정도로 관심이 높은 연례행사인데요. 최근엔 신제품의 핵심 사양과 이미지 등의 유출이 워낙 잦아 “김이 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언팩을 앞두고는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자인, 카메라, 램, 배터리 등의 주요 제원은 물론이고 공식 이미지 등이 모두 유출되면서 삼성측은 오히려 공식 홍보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입니다.

갤럭시S21는 공개행사를 앞두고 (위에서부터) 홍보영상, 티저영상 카메라 사양 등 공식 홍보 재료로 추정되는 자료가 유출됐다.



공식 이미지에 티저영상까지…“언팩 전에 김 샜다”

삼성 스마트폰 신제품 정보의 유출은 매번 반복돼 온 일이기는 합니다. 일단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샐 구멍이 많습니다. 본사의 통제가 강하게 미치지 못하는 제품의 생산공장이나 해외 법인, 통신사와 같은 파트너사 등은 신제품과 관련된 정보가 유출되는 대표적인 채널입니다. 이들 통로를 통해 카메라를 중심으로 한 신제품의 주요 사양이나 디자인, 출시에 임박해 시제품의 사진 등이 빈번히 유출됩니다.

‘유출’이라 하면 내부 관계자들이 몰래 찍은 사진이나 귀띔해 준 내용, 시제품을 추정되는 제품의 다소 투박한 사진이 주류였습니다. 이같은 정보와 실제 이미지 바탕으로 3차원(3D) 그래픽을 이용해 가상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제품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2% 부족한 정보는 상상력과 기대감을 자극합니다. 제조사에서 의도적으로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흘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제품을 눈으로 보고 싶고 그동안 나온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도록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이지요. 관심이 높아질수록 흥행에 성공할 확률도 높일 수 있고요.

문제는 이번에는 그야말로 ‘줄줄’ 샌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전례 없는 수준의 유출이 이어졌다는 겁니다. 아직 통신사와 협의 및 내부 검토가 끝나지 않은 가격을 제외한 기기의 세부 사양은 다 나왔고, 티저영상이 일부 유출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초대장까지 ‘털렸다’는 오인을 받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유출된 이미지나 영상이 대부분 삼성측에서 직접 만든 공식 자료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다른 때와는 사뭇 다른 점입니다.

오는 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공식 초대장.


의도적이다 vs 반길수만은 없다…공식채널은 조용

삼성측에서도 이같은 대량 유출 사태를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본편은 시작도 안 했는데 예고편에서 이미 결론을 다 본 것처럼 돼선 안 되니 말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팩이 온라인으로 열리는 상황이라 더 그렇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때처럼 실제로 제품을 만져보거나 대규모 행사에 따른 볼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보여줄 재료들이 다 노출되면 행사는 물론 제품에 대한 관심도 역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삼성은 예년에 비해 한달 가량 앞당길 정도로 전략적으로 준비한 이번 행사를 목전에 두고 상당히 조용한 모습입니다. 통상 행사 한달 가량 전에 보냈던 공식 초대장을 이번에는 행사 열흘 전에 공개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티저영상을 공개했을 뿐입니다. 초대장과 티저영상도 10초 분량으로 이전에 비해 훨씬 짧을 뿐 아니라, 신작의 핵심 성능인 카메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이제 아이폰12로부터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와야 하는 삼성이 본게임(언팩)을 통해 ‘한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든다면 높아졌던 관심은 실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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