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윤석열 정부는 초기 ‘서오남’(서울 출신, 50대 이상, 남성) 비판에서 무관심했다가 워싱턴포스트(WP)기자 질문에 내각 등에 여성 비율을 갑자기 높였다고 한다. 다행이다”면서도 “다보스포럼 미디어 브리핑에서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내 대답은 ‘그게 바로 내가 여기로 온 이유’(That‘s why I am here)라고 했다”고 적었다.
나 전 의원은 “내가 여성이라서 일까. 다보스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여성이었다”며 “그 자리에서 만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등 그들은 모두 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고 그 자리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은 몇 차례 만남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무척 친밀감이 생길 정도로 가까워졌다.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살아온 인생에 녹아진 고단함, 그를 이겨내기 위한 치열함, 또 보완해 준 디테일과 따뜻함 등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며 “최초의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보수 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 나에게 ‘최초’라는 단어는 늘 나를 단련시키는 채찍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전날 주한 여성 대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재미있는 것은 EU대사 마리아가 나와 똑같은 거짓말을 아이 키울 때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아이가 아파 병원 갔다가 늦게 출근하면 아이 병원 이야기를 절대 안 하고 본인이 치통이 있어 병원 다녀왔노라고 상사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아이 아픈 것은 남자 부장판사가 이해가 안 될 테니, 내가 아파 병원 갔다 왔노라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초의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보수 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 나에게 ‘최초’라는 단어는 늘 나를 단련시키는 채찍이 됐다”면서 “다음 후배 여성들에게 새로운 길을 터 줘야 한다는 사명감이라고나 할까. ‘여성은 안 돼’라고 모든 여성이 낙인찍히지 않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