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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성장지원펀드, 언택트 심사 '새변수'…업체별 희비

김성훈 기자I 2020.04.10 07:36:00

성장지원펀드, 1차심사 완료…32곳 통과
스케일업성장 리그 막판까지 긴장감 팽팽
코로나19 여파에 '비대면' 2차 심사 변수
'우려 덜었다' VS '아쉽다' 운용사별 희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산업은행(산은)과 한국성장금융이 2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혁신기업 성장지원펀드’(성장지원펀드) 운용사 선정이 이달 판가름나는 가운데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언택트’(비대면) 심사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대면 없이 기업 실사와 구술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기로 해서다. 운용사들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환경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다소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류전형 발표…스케일업성장 리그 경쟁 치열

9일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에 따르면 2020년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서류심사 결과 총 49개 운용사 가운데 32개사가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 산업은행, 산은캐피탈, 성장금융 등 공동출자기관은 추가 심사를 거쳐 이달 안에 운용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운용사는 리그별로 △중견 3곳 △스케일업 성장(대형VC) 4곳 △스케일업 성장(일반) 8곳 △스케일업 혁신 11곳 △루키리그 6곳 등이다.

산업은행은 중견리그에서 당초 2~3곳을 뽑기로 했다가 최종적으로 2곳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신생·독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들이 참여한 루키 리그는 서류를 통과한 6곳 가운데 4곳을 선정하기로 하면서 67% 정도의 가능성을 두고 2차 심사에 임할 전망이다.

반면 스케일업 성장 리그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스케일업 성장(대형VC) 리그는 1차로 뽑힌 4곳 가운데 2곳을 뽑고 스케일업(혁신) 리그도 8곳 가운데 최종적으로 3~5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스케일업 혁신 부문은 최종 운용사 수를 못 박지 않고 2차 심사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선정하겠다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산술적으로 서류 전형을 통과한 운용사 절반 이상이 고배를 마실 가능성에 막판까지 긴장감이 팽팽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비대면 2차 심사 ‘새 변수’…언택트 PT 희비

최종 운용사 선정이 채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이뤄질 2차 실사·구술 심사가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공동 출자기관들은 당초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운용사를 방문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 전면 비대면 방식의 현장·구술심사로 가닥을 정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움직임이 연장된데다 실사 진행에 따른 일정 지연과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2차 심사는 화상회의 플랫폼과 웹드라이브(Web Drive) 등을 활용한 비대면 현장·구술심사가 골자다. 세부적으로 현장실사는 웹드라이브에 가상 실사공간을 만들어 직접 대면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하기로 했다. 구술심사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심사위원들이 접속해 운용사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격 비대면으로 실사가 이뤄지면서 운용사들이 새롭게 받아들이는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간단한 프로그램 설치와 접속을 통해 회사별로 공정한 환경에서 2차 심사를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펀드레이징(자금 모집)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던 운용사들은 출자사업이 예정대로 이뤄지는 점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비대면 심사에 대한 반응은 회사별로 평가가 엇갈린 모습이다.

한 PEF 관계자는 “대면 구술 심사는 방대한 자료 암기는 물론 긴장에 따른 걱정이 적지 않았는데 (비대면 방식 진행으로) 우려를 덜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 VC업계 관계자는 “자료로 보여주는 내용 말고도 현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반감되는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LP(주요출자자)들의 언택트 심사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VC 관계자는 “성장지원펀드 말고도 다른 LP들도 동영상으로 심사하겠다는 움직임이 속속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비대면 심사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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