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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인 척 20kg 감량→환풍구로 탈옥…신창원 뒷얘기 공개

장구슬 기자I 2021.07.03 13:58:02

‘부산교도소 50년사’ 발간…신창원 도주 사건 소개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는 신창원의 탈옥 뒷이야기가 부산 교도소를 통해 공개됐다.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사진=JTBC 뉴스화면 캡처)
3일 부산교도소는 개청 50주년을 맞아 발간한 ‘부산교도소 50년사’에서 해당 교도소 재소자였던 신창원의 도주 사건을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1997년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신창원은 치밀하게 탈옥을 계획했다. 그는 탈옥하기 쉬운 몸을 만들기 위해 3개월 동안 80kg이던 체중을 60~65kg까지 줄였다. 이때 교도소 측에는 변비가 있다고 알리면서 식사량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좁은 화장실 환풍구를 쉽게 빠져나가기 위해서다.

또한 탈옥 1개월 전에는 차량 열쇠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는 방법을 동료 재소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탈옥 준비를 마친 신창원은 1997년 1월20일 오전 2시께 수용소 화장실 안 환기구를 통해 빠져나갔다. 이후 흙을 파내 인근 공사장에 진입, 교도소 외벽을 타고 도주했다.

도주 통로가 된 환기구에 설치된 쇠창살은 교도소 창고에서 훔친 쇠톱으로 절단했다. 신창원 쇠톱을 운동화 밑창에 숨긴 뒤 야간 음악방송 시간 때마다 조금씩 절단 작업을 했다. 음악 소리에 톱질 작업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다.

또한 절단 흔적을 감추기 위해 나무판을 껌으로 고정해 해당 부분을 덮기도 했다.

도주한 신창원은 교도소 인근 500m 지점에서 자전거 1대를 훔쳐 타고 근처 농원에 들어가 양복 1벌과 외투, 구두, 칼을 훔친 뒤 달아났다. 오전 6시에는 택시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잠입, 택시 기사를 위협해 차비를 내지 않고 오히려 1만 원을 빼앗기도 했다. 수감 전 동거하던 여성이 일하던 가게 등을 들렸으나 찾지 못했고, 버스를 타고 천안으로 내려가 몸을 숨겼다.

이후 수많은 제보와 오보, 추적 끝에 1999년 7월16일 전남 순천 한 아파트에서 동거녀와 함께 있던 신창원은 가스관 수리공 제보로 체포됐다. 탈옥 이후 붙잡히기까지 신창원은 전국 각지에서 105회에 걸쳐 약 9억8000만 원을 훔치는 등 강도와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창원은 검거된 뒤 기존의 무기징역에 추가로 22년6개월의 형량을 받았다.

부산교도소는 신창원이 탈옥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무기징역에 대한 절망감으로 난동을 부리고 흡연 때문에 징벌을 받자 교도소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며 “수감 전 만났던 애인을 보고 싶어했고 자신의 범행을 신고한 사람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창원 도주 사건은 907일 동안 연인원 97만 명의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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