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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포커스]전세 구할 걱정에 벌써부터 한숨

이승현 기자I 2016.02.13 09:3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설 연휴가 지나고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전세 사는 분들 걱정이 크시죠? 3,4월에 2년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라면 혹여나 집주인에게 전화가 올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전세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설이 지나자마자 전세 관련해서 부정적인 뉴스들이 쏟아지는 게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가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올해 초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게 주택 시장에 큰 여파를 미치고 있습니다. 대출 받아 집사려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집 사는 시기를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출 받아 집사면 이자에 원금까지 갚으려니 부담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없으니 집 사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많은 전세 세입자들이 전세로 한텀(2년)을 더 있으려고 버티기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세 버티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자꾸 월세로 돌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낮아 전세금 받아 은행에 넣어놔 봐야 이자가 몇푼 되지 않으니 전세금 오른 만큼을 월세로 받으려고 하는 겁니다.

전셋값 올라가는 속도도 가팔라졌습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서울 전세자금 마련 기간은 7.1년이었습니다. 도시근로자가 7.1년치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6.1년이었는데 1년새 1년이나 늘어난 것입니다. 소득이 느는 속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전셋값 뛰는 속도는 훨씬 빨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전세 물건이 점점 줄어드니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습니다.

전셋값이 오르는 건 아파트뿐이 아닙니다. 지난해 오피스텔의 전셋값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지역 오피스텔 전세 거래가격은 평균 1억 669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 5809만원)과 비교해 885만원(5.6%) 올랐습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서울 강남권은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난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상반기 예정된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는 1만가구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대부분 강남권에서 집을 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전세난이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저래 세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한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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