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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흑연 수출 통제에..의존도 높은 韓 배터리업체 '비상'

하지나 기자I 2023.10.22 11:22:15

12월부터 흑연 中 수출 통제 품목 대상 포함
1~9월 천연흑연 전체 수입 중 97.7% 중국산
"수출 심사 시간 소요 전망..상황 예의 주시"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탈중국화 가속화 전망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중국이 12월부터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원료인 흑연을 수출 통제 품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국은 중국산 흑연에 90% 이상을 의존하는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말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흑연 관련 항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12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은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고밀도(밀도 ㎤당 1.73g 초과) 인조흑연 재료와 제품 △ 구상흑연과 팽창흑연 등 천연인상흑연과 제품이다. ‘수출 통제’는 수출 금지 조치는 아니지만 이들 흑연 제품 수출업자는 상무부에 수출 허가를 신청하고, 상무부와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야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조흑연 전체 수입액 7909만달러 중 중국 수입액이 7461만달러로 94.3%를 차지했다. 천연흑연의 경우 전체 6685만달러 중 6533만달러가 중국산으로 97.7%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음극재 생산업체 및 배터리 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물론 중국이 흑연 수출을 완전히 금지한 것이 아니라 허가를 통해 수출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장 공급망이 단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흑연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생산 지연이나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기존에도 인조흑연 음극재의 경우에도 중국에서 수출 시 2~3주 정도 심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생산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한 적정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재고량을 더 늘릴 수 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도 중국은 첨단 반도체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나선 바 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잇따르면서 국내 업체들도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탈중국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캐나다 광업회사 넥스트소스(NextSource)와 향후 마다가스카르에서 10년간 연간 3만톤(t) 인상 흑연 또는 1만5000t의 구형 흑연을 조달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앞서 호주 블랙록마이닝(Black Rock Mining)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탄자니아 광산의 천연 흑연 구매 권한 물량을 연간 약 6만t까지 늘리는 것을 협의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이어 삼성SDI는 최근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국에서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을 위한 MOU를 맺었고,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음극재 제조 기업인 ‘노보닉스’(Novonix Limited)와 인조 흑연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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