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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이름으로' 이정국 감독 "왜 책임자들은 반성하지 않나 의문에서 기획"

김보영 기자I 2021.04.28 16:18:42
(왼쪽부터)이정국 감독, 윤유선, 안성기, 이세은.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아들의 이름으로’ 이정국 감독이 데뷔작 ‘부활의 노래’ 이후 30년 만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2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정국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윤유선 이세은이 참석해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국 감독은 “데뷔작은 그 당시 영화를 막 시작할 즈음이라 부끄러웠다. 내용도 좀 아쉬웠던 게 사실”이라고 운을 떼며 “그러던 차 최근 10년 전부터 다시 광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과거 5.18에 참여했던 분들의 증언을 접한 뒤 이를 다시 언급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원래는 큰 작품을 준비했지만, 그러던 중 이번에는 트라우마를 다룬 ‘현재’의 관점에서 광주를 다시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피해자들과 함께 저 역시 분노한 부분은 왜 당시 지시를 내린 사람들은 반성하지 않는가였다”라며 “이전에 다큐멘터리로 만든 내용들도 토대가 돼 이번 영화를 만들었다. 이번 영화의 핵심은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반성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 ‘악행의 고백이 선행의 시작이다’ 등 말에 착안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아들을 위한 아버지 오채근의 복수극으로 기획하게 된 과정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우리의 역사는 최근 현대사회에서 어떤 큰 악행을 저질렀던 책임자들이 제대로 된 반성을 스스로 한 경우가 극히 드물었던 것 같다. 왜 그럴까, ‘되돌아지 않으면 끝없이 같은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이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래서 영화로서라도 ‘반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특히 5.18 관계자분들은 이 영화를 먼저 보셨는데 대부분 보고 많이 우셨다더라. 그간 우리 피해자 입장만 생각했는데 명령에 의해 수없이 지시를 따라야 했던 가해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다고, 고마웠다고 들었다”라며 “모든 쌓인 것이 풀린 느낌이라고 하셨다더라.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또 상처받은 많은 분들이 위로 받길,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캐스팅에 응해준 안성기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사실 예산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큰 배우를 캐스팅하진 못해서 계속 고민을 하다가 안성기 배우를 떠올리게 됐다. 과연 캐스팅에 응해주실까 싶었다. 안면은 있지만 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수락해주시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편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 분)이란 인물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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