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반도체 수출 좋은데, 주가영향 제한적 전망…왜?

이은정 기자I 2021.09.02 08:11:49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8월 한국 반도체 수출 4개월 연속 100억달러 상회
"삼전·하이닉스, 4Q 메모리반도체 업황 우려 아직 상존"
"韓반도체 수출호조 지속되면 외인 투심개선 긍정적"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8월 한국 반도체 수출이 4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하며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D램 메모리반도체 업황 우려가 꺾이지 않아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117억3000만달러(약 13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올해 최대치다. 4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신규 CPU 출시와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증설이 맞물려 고용량 D램 메모리 반도체 주문이 확대되고 있으며, 주요 모바일 기업의 신규 모델 출시로 모바일 수요도 강세를 지속하는 한편, 파운드리 업황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지역별 반도체 수출도 견조하다. 대중국 수출은 36억6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대미국 수출은 6억3000만달러(약 7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6.9% 늘어났다. 모듈(조립) 라인이 집중된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17억60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신규 유망 품목별 수출도 견조하다. 모바일향 메모리 반도체인 멀티칩패키징(MCP) 제품 수출은 28억5000만달러(약 3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0.7% 증가했다. 8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은 13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의 현황을 살펴보면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축적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며 “중국·인도향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모바일용 반도체 수출이 견조하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주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 주가를 압박하는 요인은 D램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다운 사이클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D램 공급사가 재고를 빡빡하게, 제한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다운 사이클의 기울기는 제한적이겠지만, D램 수요처의 현재(9월 기준) 재고 수준이 높다는 것이 우려를 가중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업황을 고려하면 4분기에는 모바일향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비메모리 파운드리 시장의 단가 인상 효과가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한국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메모리반도체 업황 등에 대한 우려를 한층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에 반도체 수출보다 D램 현물가격 흐름에 따른 심리적 영향이 아직까지 더욱 크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반도체 수출 데이터가 피크아웃하지 않고, 지속적인 선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