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업체서 年 2조씩 걷어 석유 퇴출…자원개발 지원은 10분의 1토막

김형욱 기자I 2020.03.26 05:00:00

에너지·자원기업 부과금으로 조성한 5조6000억원 에특회계 예산
친환경차·에너지 복지 등 자원과 무관한 지원사업 활용 증가
"中·日은 별도 재원으로 자원개발…여유재원 활용 고민해야"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대륙붕 탐사 모습. 석유공사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빚더미에 오른 자원 공기업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에너지 및 지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 기금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에특회계는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등을 모아 에너지 및 자원개발에 쓰자는 취지로 1995년 도입한 정부 기금이다. 2020년 세입 예산안 기준 5조6000억원에 이른다. 60여 정부 기금 중 교통시설특별회계·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쟁점은 재원의 사용법이다. 에특회계는 대부분 석유 수입·판매 부담금을 통해 조성하는데 정작 쓸 때는 환경·에너지 전반에 쓰이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공기업으로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에특회계 세입은 사실상 대부분 에너지·자원 기업이 부담한다. 2020년 산업부 소관 에특회계 세입 예산안 5조4769억원 중 석유 수입·판매부과금을 중심으로 한 경상이전수입이 1조9385억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금)에 예탁해 둔 원금(2조900억원)과 이자수입(1346억원), 회수 융자자금(8611억원) 등 기존 적립 재원의 ‘재활용’ 성격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 자원 기업에 쓰이는 돈은 일부에 그칠 뿐 아니라 매년 줄어들고 있다. 에특회계 예산 중 대표적인 자원 관련 투자인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액은 2020년 예산안 기준 369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2010년엔 3093억원이었는데 10년 새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뿐 아니다. 5조6000억원의 예산 중 자원개발이나 석유·가스·광물 등에 대한 직접 지원 예산은 15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에너지자원정책지원 예산 121억원, 국내외유전개발 예산은 135억원에 불과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소버스·트럭, 전기차 등 친환경 수송 부문의 지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신규 편성한 561억원 규모의 14개 신규 사업은 대부분 수소트럭·버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및 관련 인프라 보급 사업이다.

자원과 무관한 에너지 수요·이용 사업 관련 예산도 지난해 5555억원에서 올해 6210억원으로 늘었다. 정부는 2017년 에특회계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 돈을 에너지 복지와 에너지 가격 안정화 지원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후 자원과 무관한 사업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에너지 자원업계가 에특회계 여유 재원을 자원 공기업의 자본을 확충하거나 부채를 갚는 데 쓰자고 제언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특히 올해 예산 중 1조4000억여원은 공자금에 예탁할 예정이다. 특별한 사용처가 없는 여유 재원이라는 것이다. 에특회계 예산은 동법 시행령에 따라 석유공사나 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등에 출자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에너지 자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 인도는 별도 자금을 조성서라도 국내외 자원개발 확충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과거 실패를 이유로 있는 재원을 다른 곳에 쓰고 있는 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에특회계 2020년 예산안 주요 내용. 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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