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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권 침해로 떨어진 집값, 배상받을 수 있을까?[똑똑한 부동산]

박종화 기자I 2022.01.22 14:00:00

부동산 전문 김예림 변호사
조망권·일조권 침해로 집값 하락 입증하면 손해로 인정

[김예림 변호사·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주변에 새로 짓는 건물이 들어서 아파트의 일조나 조망이 침해되는 때가 있다. 일조권 분쟁이다. 아파트는 같은 단지라도 동이나 층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크다. 전망이나 조망, 일조권이 중요해서다. 신축 건물이 기존 아파트의 조망이나 일조에 영향을 미치면 삶의 질과 함께 아파트 가격도 떨어진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민 100여 명은 22일 인근 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조망권 피해보상 촉구 집회를 열었다.2016.11.22.(사진=뉴시스)
우선 법원은 아파트 입주민이 종전부터 향유하던 일조나 조망에 관한 권리를 법적인 보호대상으로 보고 있다. 즉, 아파트 입주민의 일조나 조망이 인근 신축 건물로 나빠진다면, 해당 신축 건물의 소유자는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언제나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신축 건물이 아파트 입주민의 일조나 조망을 일정 범위, 즉 수인한도 이상으로 침해한 때에만 배상한다. 조망권의 경우에는 특별한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일조권은 동짓날을 기준으로 8시부터 16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총 일조시간이 4시간 이상 확보되지 않는 경우 또는 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하여 2시간 이상 확보되지 않는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유의미한 침해로 본다.

조망권과 일조권에 관한 분쟁은 보통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통하기도 하고, 곧바로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손해의 발생 및 정도의 판단은 전문 감정인의 감정으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가늠한다. 아무래도 소송보다는 조정 절차가 비용 부담이 적은 까닭에 조정위원회 절차로 먼저 가는 경우가 많다.

만일 침해가 인정된다면 손해의 범위는 어떨까? 우선 일조장해, 사생활 침해, 시야 차단으로 인한 압박감, 소음, 분진, 진동 등과 같은 생활이익의 침해로 발생한 손해 등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손해가 있다. 그 밖에 조망이나 일조 침해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고 객관적인 자료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아파트 가격 저하에 따른 손해를 인정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일조권·조망권 침해로 아파트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구비해 손해배상으로 다퉈볼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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