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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주세요"…'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기한 맥주 지식

이성기 기자I 2018.02.24 07:00:00

맥주 브랜드에 담긴 역사와 철학, 맛의 특징
20대 80%는 특정 맥주 브랜드 선호

롯데주류는 지난해 11월 10일 ‘피츠 수퍼클리어’의 첫 수출 물량을 선적하고 12월 초부터 중국 상해 지역을 시작으로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모델들이 ‘피츠 수퍼클리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주류)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그냥 맥주 말고 00맥주 주세요.”

최근 오비맥주가 모바일 리서치 업체 ‘아이디인큐’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젊은이들은 맥주 주문 시 특정 브랜드를 꼭 집어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대 소비자 음주 행태’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79.5%)은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 이름으로 맥주를 주문한다고 답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저관여’ 제품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맛과 품질·경험 등을 따져 취향과 주관 등 선호도를 적극 표현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맥주 브랜드에는 역사와 철학, 맛의 특징 등이 담겨 있다. 브랜드에 담긴 속 뜻을 알아둔다면 술자리에서 ‘맥·잘·알’(맥주를 잘 아는 사람)로 매력을 뽐낼 수도 있다.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담은 ‘로컬 맥주’

지역의 이름을 브랜드 명으로 그대로 가져온 로컬 맥주들은 지역색을 살린 제품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특색 있는 맛을 전달하고 있다.

독일 정통 밀맥주 ‘에딩거’(Erdinger)가 대표적이다. 독일의 지역명인 에딩(Erding)에 ‘~로부터’라는 뜻의 독일어 ‘er’을 합친 이름이다. 에딩거는 예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에딩 지역의 최대 규모 밀맥주 양조장에서 독점으로 제조하는 지역 대표 맥주로, 원료 역시 인근 지역인 세계 최대 홉 생산지 할러타우 지역의 홉만을 사용해 130년째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딩 지역 대표 맥주 축제인 ‘헙스트페스트’(Herbstfest)도 매년 개최하며 지역의 맛과 문화를 동시에 전파하는 진정한 로컬 맥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카고 로컬 수제맥주인 구스아일랜드는 시카고강 위의 ‘거위섬’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특징을 반영해 ‘구스아일랜드’로 이름 붙였다.

클래식 5종이라 불리는 구스아일랜드의 대표 맥주 5개 중 하나인 ‘312 어반위트에일’은 시카고의 지역번호 ‘312’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출신’을 강조했다. 또 모든 제품의 양조에 가장 중요한 원료인 물 역시 시카고 내에서 정수 처리를 거친 물만 사용해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 했다.

◇창립자의 이름과 함께 브랜드 역사를 써 내려가다

창립자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맥주들도 있다.

하이네켄은 창립자 ‘헤라흐트 아드리안 하이네켄’의 이름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현재까지도 하이네켄이 처음으로 제품을 생산할 당시 개발한 ‘하이네켄-아’(Heineken-A) 효모를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등 제품 곳곳에 창립자의 초심이 묻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네켄이 최초로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네덜란드의 양조장을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하며 창립자와 함께 해 온 브랜드의 역사와 업적을 유산으로 기리고 있다.

일본 맥주 산토리도 제품명에 창립자의 이름과 브랜드 역사가 녹아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창립자 ‘토리 신지로’가 일본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출시하며 기존 제품인 포트와인의 색을 태양에 비유해 선(Sun)이라 하고 자신의 성 ‘토리’를 붙여 판매했다. 성장 이후, 회사명을 산토리로 변경하며 맥주 분야로 진출, 회사 이름이 곧 제품인 산토리 맥주는 제품력을 인정받아 대표 제품으로 창립자의 이름을 빛내게 되었다.

◇자랑거리 가득 담은 ‘옹골찬’ 네이밍

국내 맥주 브랜드들은 제품의 강점을 담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낄만한 쉽고 강렬한 단어로 재구성해 제품명을 각인시키는 경우가 많다.

카스는 생기 넘치고 톡 쏘는 특유의 맛을 표현하면서 제품의 기술력과 강점을 담았다.

빙점여과(Cold filtering)·최첨단 기술(Advanced technology)·부드러운 맛(Smooth taste)·소비자 만족(Satisfying feeling)에서 앞 글자를 따와 지었다. ‘작은 폭포’를 뜻하는 ‘캐스케이드’(Cascade)에서 영감을 받아 폭포가 주는 시원한 느낌과, 음료를 마실 때 나오는 감탄사 및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해 맛과 뜻을 이름에 모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클라우드는 100% 몰트로부터 비롯되는 밀도 있고 풍성한 거품이 뭉게구름(Cloud)을 연상케 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으로, 제품의 특장점을 이름으로 표현한 경우다.

숙성 원액에 물을 타지 않고 그대로 발효 원액을 담아내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 국내 대표 맥주가 되겠다는 브랜드의 일념을 나타내기 위해 클라우드(Cloud)의 첫 글자 ‘C’ 대신 ‘KOREA’의 ‘K’를 사용해 자긍심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네임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알고 마시면 맥주를 더욱 맛있고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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