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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외식물가 고공행진..김밥 1줄에 3000원 넘었다 [주간식품]

김범준 기자I 2022.09.10 10:30:00

서울우유, '비요뜨' 요거트 함량 줄인다..사실상 가격 인상
"돈도 적고 힘든 일 뭐하러 하나요"..신음하는 프랜차이즈
팔도, 10월부터 비빔면·왕뚜껑 등 라면값 평균 9.8% 인상
해태제과, 소화불량 유발 논란 '쿼카젤리' 전량 자율회수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9월 4~8일) 식품업계에서는 단연 가격이 화두였다.

최근 전방위적으로 외식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김밥 1줄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3000원을 넘어섰다. 또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이 토핑 요구르트 제품 ‘비요뜨’ 용량을 줄이면서 사실상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팔도도 오는 10월 1일부로 ‘비빔면’ 등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키로 했다.

서울우유, ‘비요뜨’ 요거트 함량 줄인다..사실상 ‘가격 인상’

서울우유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 제품 7종.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지난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이달 들어 ‘비요뜨 초코링’ 제품 주원료 발효유액(요거트) 용량을 당초 130g에서 125g으로 5g 줄였다. 다만 토핑 용량은 그대로 유지한다. 요거트 용량만 줄면서 편의점과 마트 등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해당 제품 총 내용량도 143g에서 138g으로 줄었다.

지난 7월 새롭게 출시한 신제품 ‘비요뜨 더 그래놀라’의 발효유액 함량을 처음부터 125g으로 생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우유는 지난 2013년 비요뜨 가격을 한 차례 인상한 이후 현재까지 10년째 공장 출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비요뜨의 개당 권장 소비자가격은 1300원 선이다. 하지만 원유(原乳)와 국제 곡물가격, 포장재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원가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 부담이 늘면서 신제품 ‘비요뜨 더 그래놀라’는 기존 대비 발효액을 5g 줄여 출시했고 이달 들어 ‘비요뜨 초코링’부터 함량을 5g 줄여 유통 채널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초코링 외의 나머지 5종류의 비요뜨 제품 발효액 함량도 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5g씩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함량 변경이 있으면 성분을 표기해야 하는 제품 포장지와 박스도 모두 바꿔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 절약과 환경 보호 차원에서 비요뜨 제품별 재고 소진에 따라 순차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도 적고 힘든 일을 뭐하러 하나요”…인력난에 신음하는 프랜차이즈

(그래픽= 문승용 기자)
지난 5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외식업 등 프랜차이즈 업종에 대한 MZ세대의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소위 ‘폼도 안 나고 힘든 일을 굳이 적은 돈을 받고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현장에서는 “장사를 하려 해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아우성만 높아져 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인력난은 최근 ‘일’을 바라보는 MZ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버는 배달과 같은 ‘긱 노동(Gig work·초단기 계약직 근로)’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실제 ‘알바몬’이 올해 1~8월 집계한 아르바이트별 평균 시급을 보면 퀵서비스(2만4477원), 피팅모델(2만1275원), 보조출연·방청(1만7300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9312원)이나 커피전문점(9463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반면 한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지난 1월 39개였던 무인편의점 수는 7월말 현재 2배 가까이 늘어난 76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비대면 생활에 익숙해진 MZ세대들이 대면 업무가 필수인 업종의 노동도 기피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라면 이어 비빔면·왕뚜껑도 오른다”…팔도, 라면값 평균 9.8% 인상

팔도 틈새라면, 비빔면, 왕뚜껑 (사진=팔도)
지난 7일 팔도는 오는 10월 1일부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품목은 ‘팔도 비빔면’, ‘틈새라면’, ‘왕뚜껑’ 등 12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팔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제조 원가 압박이 심화됐다”며 “소비자 물가 영향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팔도의 라면 가격 인상 결정에 앞서 농심(004370)도 추석 이후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 2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형마트 기준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오른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이를 시작으로 라면 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끝없는 외식물가 고공행진…김밥 1줄에 3000원 넘었다

서울 시내 한 분식점 매장 앞을 지나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 외식비 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기준 김밥의 평균 가격은 3046원으로 나타났다. 전월(2969원)보다 약 2.6%(77원)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2731원)보다는 약 11.5%(315원) 오른 수준이다. 삼겹살(200g) 가격은 1만8364원으로 전월대비 약 1.7%(308원), 전년동기대비 약 8.7%(1475원) 올랐다. 김치찌개백반 가격은 전월대비 약 1.0%(77원), 전년동기대비 8.3%(577원) 오른 7500원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8.8%로 지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는 서민의 시름을 깊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곡물가 및 물류비 인상 등으로 식재료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다, 국내에서 최근 기록적인 폭우 등 기상악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로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면서 서민 외식 물가 오름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 가격 뿐만 아니라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예고돼 있어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농·수·축산물 가격 오름세에 인건비, 임대료, 물류비 상승과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따른 생산비 부담이 더해지면 외식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해태제과, 소화불량 유발 논란 ‘쿼카젤리’ 전량 자율회수 나서

해태제과 ‘쿼카젤리’ 제품 모습. (사진=해태제과식품)
지난 8일 해태제과는 협력업체 국제제과에서 제조한 ‘쿼카젤리(56g)’ 제품을 자율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세계 식품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체 감미료 말티톨과 솔비톨 등 당알코올이 첨가된 무설탕 젤리 제품으로, 해당 제품과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당알코올을 소화하지 못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어 자율적으로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태제과는 현재 자체 보유 중인 쿼카젤리 재고 물량은 즉시 출하 정지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물량은 전량 회수한다. 전 직원들이 거래처를 직접 방문하면서 집중 회수해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구입처에 반품 또는 해태제과 고객만족실로 연락하면 교환이나 환불조치가 가능하다.

해태제과가 지난 4월 말에 선보인 쿼카젤리는 현재 시중에 약 700상자가 유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자 1개당 제품 32개가 들어 있다. 출시 직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해당 제품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며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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