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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의 창과 방패] 국민이 바라는 진보정부 주택정책

e뉴스팀 기자I 2020.07.09 07:27:59
[임병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 부회장] 부동산 문제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분노하는 지점은 크게 두 곳이다. 첫째, 평생 땀 흘려 일해도 내 집 마련은 어렵다는 아득한 절망감. 둘째, 이 와중에도 힘 있는 이들은 수억 원씩 불로소득을 챙겼다는 배신감과 박탈감. 두 가지 움직일 수 없는 팩트가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쏟아지는 대책을 보면서 두 가지 의문을 갖는다. 실효는 있을지, 또 얼마나 지속될 지다.

시민들이 말하는 부동산 대책을 종합하면 상당히 공감이 간다. 대략 세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집을 보유해도 돈이 되지 않는다. 둘째, 다주택일수록 불이익을 받는다. 셋째, 교육, 일자리, 인사정책 혁신과 경제정책 방향 수정이다. 이를 염두를 두고 정책을 추진한다면 어느 정도 집값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먼저 집이 많으면 돈벌이는커녕 고통스럽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함으로써 가능하다. 대신 1가구와 다주택을 분리해 차등 과세해야 한다. 실 거주자라면 서울 강남에 살던 전남 해남에 살던 동일하게 낮은 세금을 부과하되, 다주택자는 누진 세율을 적용해 세 부담을 대폭 높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집을 여러 채 가질 필요가 없다.

역대 정부마다 세금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했지만 실패한 이유가 있다. 감당할만한 인상폭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제는 충격적일만큼 세금 인상을 검토할 때다. 현행 종합부동산세 과세 자료를 활용하면 실거주자와 다주택자를 가려낼 수 있다. 여기에 배우자, 자녀까지 포함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한국은 IT강국이다. 국토부와 국세청, 지자체가 협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매매 차익에 대해 최대 80%까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보유 기간을 따져 1년 미만 80%, 1년~2년 미만 70%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큰 방향에서는 맞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 양도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 매물 급감이 예상된다. 세금 부담 때문이다. 따라서 집을 팔도록 출구를 열어 줄 필요가 있다. 일정 기한 내 팔면 강화되기 이전 세금을 과세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주택 공급이 늘어 집값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정밀한 다주택 실태 파악, 차등 과세, 유예기간 설정이다.

이와 함께 교육, 일자리, 인사정책을 혁신해 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지방에 좋은 교육환경과 일자리를 만드는 게 대안이다. 지방에 자립형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국립대학 통폐합을 능동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경제력이 있는 이들이 자녀를 자립형 사립고에 보내는 것을 백안시할 이유가 없다. 교육과 일자리가 해결되면 수도권 과밀 해소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경제성장률 지상주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지금까지 모든 정부는 GDP와 경제성장률에 목을 맸다. 경제정책 방향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경기부양 수단으로써 주택건설경기 부양에 주력해온 게 사실이다. 이렇다보니 부동산 정책 또한 다주택 보유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돼 왔다. 정치인들도 표를 의식해 주택건설경기 부양에 앞장섰다. 경제성장률이란 허울에서 벗어난다면 얼마든지 과감한 부동산 정책을 펼칠 수 있다.

끝으로 다주택자는 고위직 임명을 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민들은 서민들을 위한다는 진보정부에서 유독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값상승은 진보정부, 세금완화는 보수정부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진보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강남부자들이 속으로 웃고 있다는 역설은 이래서 나온다. 진보정부답게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인사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경실련은 최근 주택을 여러 채를 보유한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경실련에 따르면 수도권에 2채 이상을 보유한 청와대 참모는 8명이다. 현 정부에서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평균 3억2,000만원(40%) 올랐다. 또 부동산 재산 상위 10명은 평균 10억 원(57%) 상승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곤 하지만 씁쓸하다. 이들이 입안하고 집행하는 부동산 정책이 어디로 향할지는 자명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부동산 정책에 내재된 문제점을 여기에서 찾고 있다.

팽배한 불신을 해소하고 정말 집값을 잡을 생각이 있다면 과감해야 한다. 적어도 문재인 정부에서 집 때문에 절망하고 눈물 흘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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