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코로나19로 먹구름이 드리운 사회 곳곳에서 절망을 딛고 희망을 싹틔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것 같은 상황에서도 희망과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의 순간을 따뜻한 사진과 글로 담았다.
2020년 3월, 한국의 천주교 역사 236년 만에 미사가 중단된 날 저자는 명동성당을 찾아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한줄기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한 교인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봤다. 저자는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고, 절망 속에는 반드시 희망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방역 최전선인 선별진료소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간호사, 면접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취업준비생, 하루 종일 파리만 날리는 가운데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남대문 노점상에게서도 희망을 발견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거대한 물살에 떠밀려 내려가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기를 쓰고 앞을 향해 달려도 번번히 밀려나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책을 통해 “절망이든 희망이든 삶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와 삶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삶의 위안, 더 나아가 삶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함께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