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대를 지배했던 공룡이 사라진 후 그 생태적 빈자리를 채운 것은 신생대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한 다양한 육상동물, 특히 포유류였다. 지질학자이자 지구생물학자인 저자는 무려 6500만년에 걸친 신생대 생물진화의 과정을 상세하게 풀어낸다. 포유류는 물론 해양생물, 식물, 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동·식물 형태와 최근 새롭게 밝혀진 사실 등 지구환경이 재구성되는 과정이 함축됐다.
기후와 지각, 해양의 변화는 포유류의 진화를 설명하는 두 축이다. 특히 신생대의 기후가 온실과 냉동실의 양 극단을 오간 데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란 생물도 작은 포유류로부터 진화해왔다. 인간 또한 수십억년이라는 지질시대에서 스쳐 지나가는 생물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 저자에 따르면 소규모 온난기와 한랭기의 반복이 1만년 이상 지속되며 인류 생존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멸종 공룡처럼 돼버렸을 수도 있다. 인류 문화가 인간 지성의 결과가 아니라 “좋은 조건을 만난 덕에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니 오만할 일이 아니란 뜻이다.